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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박기영 교수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을 철회하라!
 작성자 : 참터
Date : 2017-08-13 19:02  |  Hit : 307  
8/11 성명서입니다.

[성명서] 박기영 교수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을 철회하라!

새로울 것 없는 정책 비전, 낡은 리더십을 걷어내라.
과학기술 영역에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된 박기영 교수의 거취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8월 10일인 어제, 본부장 자격으로서 박기영 교수의 입장 발표가 있었다. 입장 표명을 위한 자리가 아닌,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들이 함께 한 정책간담회 자리에서의 일이다. 소위 ‘황우석 사태’에 대한 사과 표명도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약 12년 만에 나온 형식도 내용도 미흡하고 뒤늦은 사과였다. 같은 날 저녁에는 청와대의 입장 표명도 뒤따랐다. 과거의 공과 과를 함께 평가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인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세상에 흠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인사청문회에서 과도한 신상털기 장면들을 볼 때면 과연 저것이 청문회의 목적이고 본질이던가 하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럼에도, 박기영 교수는 아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혁신의 적임자가 아니고, 과학기술 정책 전환을 선도하는 역할은 더더욱 그에게 맞지 않다.

다른 것도 아니고 연구윤리의 문제이다. 연구윤리에서 발목 잡힌 이가 다음 세대를 위한 과학기술 혁신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을 어느 연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더욱이 신진 연구자의 연구기회를 잘라 황우석 전 교수에게 몰아주게 했던 이가 바로 그였다. 역할 없는 논문 공저자 등록과 석연치 않은 연구비 거래까지 이루어졌다. 그의 리더십은 시작하기도 전에 무너졌고, 그의 동반자여야 할 현장 연구자들은 지금 자괴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그와 함께하는 혁신은 더 이상 기대할 수조차 없다.

왜 기득권 원로들과의 만남이었나? 지도자의 첫 메시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의 비전이 그 안에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이후 처음 만났던 이들은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메시지가 있고, 울림이 있었다. 그러나 박기영 교수는 혁신의 비전 공유보다는 기득권층의 협력과 안전한 지지를 선택했다. 과학기술계의 여러 누적된 문제들이 상층 엘리트 전문가들과 관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공생관계에서 비롯된다. 이를 해체할 “연구자 중심”의 혁신이라는 구호를 그는 첫 발걸음으로 이미 배신했다.

빤한 정책 메시지들이었다. 당연히 해야만 할 말들을 했을 뿐이다. 5년 전이면 신선했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과학기술기본계획만 들여다봐도 충분히 읊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구체적인 내용 제시는 기초연구 예산 확대에 대한 언급 하나에 불과했다. 새로운 정책 비전도 보이지 않았고, 정책 실현을 위한 방법과 과정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었다. 과학기술 정책 의제를 이해하는 현장 연구자들은 많다. 그러나 지도자에게는 새로운 정책 비전과 정책 전환에 대한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여전히 컨트롤타워를 주장하는가? 추격시대에는 정부의 지도력이 중요했고, 컨트롤타워가 필요했다. 노무현 정부의 시대환경에서 유효했던 개념이고, 당시로서는 선진적 과학기술 거버넌스 체계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현재 당면한 탈추격시대에는 자율성에 기반한 혁신을 가능케 하는 소통과 지원의 리더십이 중요하며, 무대를 펼쳐내는 플랫폼으로서의 정부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 행정관료는 물론 더더욱 적임자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만들고 과학기술의 시민참여를 실현할 수 있는 열린 의식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이다.

4차 산업혁명의 전도사일 뿐이다. 탈추격의 시대에 대한민국은 갑자기 다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클라우스 슈밥의 의제를 좇는 추격자가 되었다. 연구주제 알박기는 현장 연구자들이 간혹 범하는 나쁜 행위들 중 하나이다. 박기영 교수는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의 전문가가 아닌 정책 의제 알박기에 성공한 현장 연구자일 뿐이다. 시대적 환경에 맞지 않는 성장주도·산업주도 모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포괄적 성장과 과학기술 영역의 민주성 확대에 대한 비전은 양념처럼 걸쳐지고 있을 뿐이다. 저들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은 산업과 기술의 혁명이 아니었다. 기술 발달로 인한 사회적 변혁 대비와 새로운 질서 형성의 필요성에 대한 경고이다. 이는 과학기술만의 영역이 아니며, 과학기술과 사회가 결합되는 새로운 관리 영역과 방식을 필요로 한다. 플랫폼 조직의 필요성이 여기에서 다시 제기된다.

그럼에도 왜 박기영 교수인가? 문재인 정부의 초기 청와대 및 내각 인사가 주던 혁신적 발탁과 전략적 포석, 그리고 감동이 왜 과학기술계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는가? 리스트에 들어있는 좁은 인력풀에 기반한 인사, 역량에 부합하지 않는 자기도취적 사명감은 결국 정책과 정권을 그르칠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크고 쓰라린 실책을 굳이 촛불혁명의 힘으로 탄생한 이 정부가 과학기술 영역에서 따라가려 하는가?

정치권과 국민은 과학기술에 미래 성장동력을 기대한다. 그러나 아는가? 국가의 성장동력을 준비해야 하는 과학기술계 내에 자체적인 미래 성장동력이 없다는 연구자들의 자괴 섞인 농담을. 5년마다 실망하는 과학기술 현장의 체념과 절망을 또 다시 반복하게 할 것인가? 이제 과학기술계에도 진보와 혁신을 허하라! 관료주도에서 벗어나고, 연구자·전문가 중심주의의 유혹도 떨쳐내고, 사회 속의 기술적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 비전을 그리며 시민들과 함께 나아가는 연구개발이 가능한 시스템을 이제 도모해 볼 때도 되지 않았는가? 인재풀을 넓혀 그럴 수 있는 지도자를 찾아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박기영 교수의 임명은 과학기술 현장의 크나큰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것은 과거의 실수에 대한 발목잡기가 결단코 아니다. 현장 연구자와 시민들이 함께 하는 우리 단체는 그의 임명이 철회될 때까지 더욱 강한 문제제기와 실천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
 
2017년 8월 11일
시민참여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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