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과학상점 준비모임이 시작된 지 벌써 5년째, 참터가 창립이 된 지도 만 2년이 다되어 가고 있습니다. 처음 일년은 참터 운영의 기틀을 잡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였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무엇을 해야하는 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지 등의 실질적인 경험들이 많이 축적된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대학에 과학상점을 제도화하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단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과학상점 제도화는 참터가 대학의 한 기구로 되는 그런 방식이 아닙니다. 대학 내에 참터와는 별도로 과학상점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참터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학 내 과학상점 제도화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참터 자원활동이 공식적인 사회봉사 학점으로 인정받고 연구학점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대학 내에 제도화된 공식 기구로 과학상점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두 가지가 긴밀하게 연관을 갖고 있습니다만, 어느 한 가지만 추구하다보면 가능한 다른 방향을 놓치기 쉽기에 구분을 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터는 2005년 1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회봉사단체 인증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각 대학별로 사회봉사 학점을 학교의 특성에 맞게 선택 혹은 필수 학점으로 책정해 놓은 상태라, 참터 자원활동을 사회봉사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현재 충남대에서 15명의 학생들이 참터 자원활동을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카이스트에서도 참터 자원활동을 봉사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06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이공계 대학생들의 자원활동은 참터 활동의 본격적인 시작인 셈입니다.
대학 내의 기구로서 과학상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사례들을 검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NGO가 중심인 미국보다는 대학 중심인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좋은 모델인데, 유럽의 과학상점도 그 특징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대전지역에서는 아일랜드 방식의 과학상점이 가장 적절한 것 같습니다. 아일랜드 과학상점의 조직운영, 스텝 인원, 인건비/프로젝트비 조달 방법 등에 대해서는 보다 정확한 사항들을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럽의 과학상점 유형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드리는 것으로 글을 맺겠습니다.
<네덜란드 - 그로닝겐 대학의 경제학 과학상점>
- 학과 자체적으로 과학상점을 운영, 학과에서 과학상점 스텝 한 사람의 인건비와 사무직원 한 사람을 파트 타임으로 지원, 다른 한 사람의 과학상점 스텝은 프로젝트비를 벌어야 함
- 해당 학과의 교수들이 과학상점 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조사연구를 지도함, 과학상점 스텝은 의뢰접수, 교수와 학생 연결, 연구과정 조정, 학생/교수/시민단체 공동회의 주선, 보고서 편집과 공식화, 결과물 출판 및 기고 등의 역할을 수행
- 학교 본부나 중앙에 총괄 기구나 제도적인 장치는 없음
<독일 - 본 과학상점>
- NGO로 대학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체적인 수익 사업과 프로젝트를 수행함, 25명의 스텝이 종사하고 있음
- “직업시장” 발행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 전자기파 유해성, 생태적 건축, 환경보건, 시민사회 지원, 환경조언자 교육센터 등의 사업을 수행
- 스스로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고 자체적인 사업이 있음, 현재 대학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
<아일랜드 - 얼스터와 퀸 대학의 연합 과학상점>
- 두 대학이 연합해서 하나의 과학상점을 대학 수준에서 운영하고 있음
- 북아일랜드 전역의 1000여 개 이상의 지역단체로부터 사회/정책적 이슈, 건강, 법적 이슈, 환경과 지리, 정보기술, 예술과 디자인, 사업과 공공성, 역사 등의 다양한 주제를 조사연구
- 전적으로 학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조사연구가 진행됨, 과학상점 스텝은 학생과 지역단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주로 수행
/사무국장 신명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