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 책상 위에는 145명의 회원들 이름이 나란히 놓여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익히 알던 분들과 이름조차 낯선 분들, 참터의 탄생을 준비했던 분들과 소문을 듣고 뒤늦게 찾아온 분들, 참터에 한 번도 와보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인연으로 기꺼이 참터에 성원을 보내고 있는 분들, 참터 활동에 언제나 몸부터 달려오는 분들과 마음은 한결같이 참터 가까이 두고 계신 분들, 모두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평범한 시민, 주부, 학생, 교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자영업자, 진보정당의 간부, 발 딛고 있는 곳에서 열심히 세상을 살고 있을, 회원 한분 한분의 이름을 가볍게 불러보면서 다시금 참터가 해야 할 일들의 소중함을 새깁니다.

아시다시피 참터는 사회적 약자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참여연구를 기치로 내걸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은 과학기술자들의 전유물이며 일반 시민은 그저 들러리로만 여겨왔던 편견을 뛰어넘어 시민과 과학기술자들이 만나서 함께 과학기술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시민과 전문가들이 참터에 함께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기총회에서도 얘기가 나왔지만, 각 분야별로 현장의 과학기술자들이 더 많이 회원이자 참여연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발로 뛰겠습니다. 동시에, 더 많은 시민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참터의 의미를 알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초기의 어려움을 꿋꿋이 딛고 참터가 안정적인 활동의 틀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안팎에서 듣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일터와 현장에서 일에 쫓기면서도 자투리 시간을 오롯이 참터에 바친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좀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학상점의 제도화가 무척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우리의 당면사업 중의 하나로 잡고 있습니다. 때마침 과학기술부에서 과학기술인의 사회봉사활동을 추진하는 계획안에 과학상점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까, 신속하고도 신중하게 검토해서 과학상점이 제도화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참터가 과학상점운동을 펼치고 있는 유일한 단체입니다. 그러나 유일하다는 것이 우리의 자랑이 되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전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 지역에 맞는 방식으로 자생적인 활동을 펼치는 과학상점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터가 그런 과학상점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관심을 모아주시고 힘을 보태주시기를 바랍니다. 조만간 가능한 많은 회원들을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2007년 4월 참터 운영위원장 이성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