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참터에 찾아오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연구를 표방하면서 정작 사회적 약자들이 참터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하는 얘기겠지요. 이전부터 참터를 알리고자 하는 여러 아이디어가 제기되었습니다. 연구의뢰카드를 주민자치센터에 비치하자, 강연이나 정기적인 홍보를 통해서 알리자, 보고서로 작성된 내용을 잘 요약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자, 지역의 언론매체를 활용하자, 주요 포탈사이트에 참터 블로그를 두자, 등등의 제안들은 앞으로 하나씩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회원으로서 참터 사업을 제안하거나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한편으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말입니다. 어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회원들이 있다면 집행부는 그 회원들을 이어주는 역할만 해도 충분하고 나머지는 회원들에게 맡겨도 된다는 얘기로 연결됩니다. 회원들이 참터의 손발이나 마찬가지인데 머리만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공감합니다. 이 문제는 참터의 활동방식과 관련된 것이기도 하고 사업을 통한 홍보와 관련된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저는 참터의 선언을 다시 한번 읽어봅니다.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우리 모두가 숨쉬고 생활하는 자연, 지역의 이웃들, 땀 흘리는 일터와 동료들, 사회와 맺는 이 모든 관계들 속에서 과학기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 답을 찾고자 한다.”(선언 중에서) 자연과 이웃과 일터와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과학기술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참터의 활동이라면 지금 참터는 회원, 과학기술자, 노동자?민중들과 활짝 열린 관계를 맺는 것을 게을리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반성이 앞섭니다.

홍보의 문제든 활동방식과 내용의 문제든 참터는 관계맺고 관계를 맺어주기에서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마다 다른 인생의 경험과 다른 전공과 직업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참터라는 끈을 매개로 해서 다채로운 색깔의 관계를 맺도록 하는데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전문연구자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 지역 주민들이 참터를 알고 찾아오도록 하는 일, 회원들이 늘어나도록 하는 일 등은 그러한 관계맺기와 나란히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회원들의 의견과 제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발견될 때는 저의 무능함을 탓하기에 앞서서 한두번쯤 먼저 말씀해주시고 깨우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네 오랜 관성과 몸에 밴 습관들은 저절로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지요.

- 운영위원장 이성우 드림(kambee@jinbo.net, 011-451-7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