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두 번째 숲 알기 시간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보다는 적은 수였습니다. 중학생 9명, 초등학생 5명 그리고 박미앙 부위원장, 석연희 운영위원이 참석하였습니다. 당연히 카메라를 들고 오실줄 알았던 노현승 부위원장이 상가집을 다녀 온 후유증으로 오지 못하였고 집이 가까운 석연희 회원이 카메라를 가지러 다녀오는 동안 열쇠고리를 만드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나무를 사포로 문질러 맨질맨질 하게 만든 후 선생님들께서 준비해 온 고리를 다는 것인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거칠었던 표면을 다듬는 동안 나무 만진지 참 오래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주변의 모든 나무들이 장난감 재료였습니다. 자치기, 팽이, 낚시대, 썰매 또는 연 등을 만드느라 수시로 나무를 다듬었는데 지금은 손으로 하는 일이 컴퓨터 자판 두드리기, 운전대 잡기, 밥 먹기가 전부일 때가 많습니다.

슥삭슥삭 사포로 다듬자!

박미앙 부위원장님의 제안으로 자기 소개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또박또박 말하는 아이들, 수줍어 숨어 버리는 아이들. 어쩌면 변하지도 않습니다. 저도 예전에 자기 소개 해야 되는 상황이 되면 숨거나 도망가 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참 답답해하였을 것 같습니다.

둘러 앉아 자기소개

출발 시간이 되어 팀을 둘로 나누었습니다. 중학생 팀과 어른 및 어린이 팀으로. 중학생을 맡은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께 “오늘 좀 고생하세요.”하시는 걸 보면 초등학생 팀이 더 힘든가 봅니다. 하지만 진짜 힘든 게 뭔지 알기도 전에 모기와의 전쟁에서 참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중학생 대상으로 진행하다보니 추석, 중간고사 생각하여 8월 25일로 잡았는데 그다지 좋은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반바지를 입고 왔으며 또 슬리퍼를 신고 오기도 했습니다. 휴가 기간 중의 짧은 준비 기간도 문제였지만 지난 5월의 교육이 끝난 후 “다음 교육 때는 반드시 바지에 운동화 차림일 것을 공지 할 것”이라고 메모를 해 놨건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무슨 일이든 급하게 무리해서 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입구 50여 미터도 가기 전에 박미앙 부위원장은 뿌리는 모기약을 사러 가셨고, 각 팀은 하산하여 충남대 교정의 나무와 야생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중학생 팀이랍니다. (노란색 입은 저는 초등학생인데 형따라서 ^^)

어른과 초등학생은 이쪽으로 오시오~

이런 저런 내용은 학생의 소감문을 참고 하시고 저는 학생이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산초라는 이 식물은 열매는 추어탕 먹을 때 넣는 가루의 재료로 그리고도 과실주, 장아찌 등의 재료로도 쓰이며 새 잎은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답니다. 덕분에 새 잎이 나는 계절, 열매가 맺히는 계절에 산초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산을 초토화 시켜 버린다고 합니다. 몸에 좋은 덕에 수난도 많이 당하는 듯합니다. 봄, 가을이면 나물 캐러 다니는 아줌마 아저씨들은 야생화를 옮겨 심는 역할까지 하면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데 일조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러고 보면 어른들이 못할 짓을 참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수난의 산초 (판초는 주인 동키호테 때문에 수난)

더위에 엄청나게 시달린 후(저는 준비하는 입장이고 상황이 꼬여가는 덕에 긴장을 한 탓인지 덥지가 않았습니다.) 마무리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들이 준비해 오신 나무의 종류를 돌려가며 보고 나이테를 세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가지치기 한 나무를 조각내어 교육용으로 가지고 다니셨습니다. 잘 못된 가지치기의 예, 그리고 나무에 따른 성장속도가 다른 점 등을 듣는데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는 나무는 심을 만큼 심었고 잘 가꾸는 게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는 걸 강조하셨습니다.

충남대 농대에서 내려오는 길의 베롱나무를 설명하고 계십니다.

다시 둘러 앉아 짧은 소감 한마디씩 돌아가며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박미앙 부위원장님은 이런 부분에서 선수 인 것 같았습니다. 한 학생은 이건 자원봉사가 아닌데 왜 자원봉사 점수를 주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였고, 역시나 선수 박미앙 부위원장님께서 어리버리하게 대답하는 강경숙의 말 대신 돌아가서 식물하나를 다시 보게 되거나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면 그게 봉사인 거라는 철학적(?)인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소감 또는 다음 기회에 바라는 바는?

참터의 주 구성이 남성들이고 회의를 주로 남성들과 하다가 이번엔 여성(전업 주부이나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여성)들과 행사를 치루고 나니 차이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들이 재밌게 찍혔어요. (뒤의 흰 옷 입은 학생이 석연희 운영위원 아드님)

좀 더 많은 여성들이 참터(꼭 참터가 아니더라도)에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다시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 교육 때도 많은 학생들과 회원들의 참여를 기대해 봅니다.

/ 강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