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아카데미 김영화

국민학교(난 초등학교에 다닌적이 없다)시절 백과사전 보기를 무척 즐겨했다. 지금처럼 무더운 8월의 한낮이나 주륵 주륵 장마가 들때면 나가 놀지 못해 안달을 하다가 포기하고 마루에서 뒹굴거리다 그도 심심하면 펴드는 책이 바로 백과사전이었다. 물론 어깨동무, 소년중앙같은 만화와 시시껄렁한 재미로 가득한 책들은 이미 다 봐버린 후고 TV는 6시나 되어야 시작한다. 마지막에 갖고 노는 책 그것이 백과사전이었다.

백과사전이 은근히 재밌는 점은 아무 곳이나 펼쳐 눈길가는 곳에서 읽고 아무 때나 덮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목적도 없는 그야말로 진정한 읽기만의 재미를 준다.

르몽드의 자매지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서 펴낸 르몽드 세계사는 지구온난화와 핵문제, 국제적인 분쟁과 테러, 기아,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그리고 새로이 급부상하는 아시아가 만드는 국제 역학 관계 등 ‘우리가 해결해야할 전 지구적 이슈와 쟁점들’ 104개 주제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볼 수 있다.

출판일 :  2008-11-17 출판사 : 휴머니스트  도서분류 : 역사/세계사 지은이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세계사>의 가장 큰 미덕은 책의 구성과 지도에 있다. 하나의 주제는 맞쪽으로 되어 2쪽인데 주제에 대한 간명하고 명쾌한 해설 그리고 4~5개의 지도와 도표로 구성되어 있다. 지도는 복잡하게 얽힌 이슈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재구성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 이슈가 미국과 유럽 혹은 아프리카 등과 어떤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다양한 색상, 다각적인 방향, 경계를 표시한 선과 면적을 차지하는 부피감으로 버라이어티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간을 표현한 지도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지구의 변화를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고,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시간을 표현한 지도는 예측가능한 ‘미래’를 제시한다.

이 책의 내용도 물론 좋지만 책의 구성자체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대전시가 풀어야 할 문제를 50가지 정도 뽑아보고 그에 대한 지도를 그리고 도표를 활용하여 책을 낸다면 지역사회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르몽드 세계사]는 백과사전을 보듯이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고 신문기사나 혹은 책을 보다가 관련 키워드에 대한 참고자료가 필요할 때도 유용한 책이다. 지금도 책상 한 구석에 놓고 가끔씩 펼쳐 보곤 한다. 볼 때 마다 지도가 주는 명쾌한 이해와 입체감 있는 표현에 감탄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