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 새로운 단체 모두 쉬운 일이 아니죠. 많이 도와주시고 아껴주시고 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먼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참터와 만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참터 분들의 마음을 모으고, 나누면서 만든 우리.

참터 과제나 함께 나눌 일들을 눈여겨보면서 훌륭한 사람들만 있다고 될 일들은 아니구나? 참여를 이야기하고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집행단위에서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기획한 일을 내가 하지 않는다." 어쩌면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급한 마음에 점점 진도를 나가거나 걱정이 지나쳐 직접 일을 하게 되면 오히려 하지 않은 만큼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직접 맡고 해 볼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강제로 운영하게 되면, 그 부하도 그렇고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우려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해 였나요. 참터 창립을 되돌이켜 보면서, 단순 무식함으로 시달림을 받았던 이공계 출신으로 조금 달리 식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기계의 관점으로만 보지 않는 것도 커다란 진전입니다. 동물도 기계도 넓게 보면 마찬가지이겠지만, 민감한 몇 년생 식물의 입장에서, 무관심도 과도한 관심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절한 때, 적절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면, 종자 창고에 있는 씨앗들이 제대로 클 수 없다는 생각들도 함께입니다.

2살박이 아이 참터, 그리고 조금씩 발아를 하고 있는 묘목들, 그리고 인입되는 보물창고의 참터과제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이렇게 비유해보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만큼 과도한 자신감도 소심함도 도움은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올해 초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종자나 묘목을 함께 키워보았습니다. 다행스럽게 답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조금은 가능하지 않겠나 하는 느낌들 말입니다.

참터는 지역과 우리가 관계하는 사회단체와 여전히 첫걸음입니다. 활동의 교집합은 연애하기만큼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함께 해보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 활동으로 바쁜 우리 참터 회원의 마음을 훔치고, 시간까지 조금이나마 공유해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활동들로 더욱 다가서려 합니다. 마음도 여시고, 고민도 담으시고, 맘에 드는 묘목도 함께 키웠으면 합니다.

/ 노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