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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성명서]세월호 1주기, 낡은 시스템에 압도당한 사회의 과제
 작성자 : 참터
Date : 2015-04-20 10:41  |  Hit : 1,028  
   150416 보도자료-세월호 1주기, 낡은 시스템에 압도당한 사회의 과제.hwp (36.0K) [4] DATE : 2015-04-20 10:41:36
[ 성 명 서 ]

세월호 1주기, 낡은 시스템에 압도당한 사회의 과제


그 날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1년 전 그 날 맹골수도의 거친 소용돌이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바뀌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의 전환점이 아닌, 오히려 더 깊은 모순과 갈등의 응집점으로 자리매김 하고 말았다. 위로 받아 마땅한 유가족들은 그 1년의 시간 동안 비난과 무시에 익숙해져야만 했고, 급기야 최루액을 맞고 연행되기까지 했다. 지키고자 하는 욕망이 살고자 하는 소박한 소망마저 짓밟는 여전한 현실 속에, “바뀌어야 한다”던 다짐마저 세월호와 함께 좌초된 지 오래다.

“21세기 한국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가?” 진단과 개선방안은 다양하게 쏟아졌다. 그러나 기존 권력과 시스템은 더욱 강고하게 작동했고, 목소리와 의지들은 흩어졌다. 같은 해 12월, 승객의 안전보다 경영진의 권력이 우선시된 또 다른 어처구니없는 사례 ‘땅콩회항 사건’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안전과 보안에 대한 국가적 불감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외부의 적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수천억 원대 예산을 투입한 국방사업들이 줄줄이 부실로 드러났고, 전현직 장성과 장교들이 쇠고랑을 찼다. 최고의 안전이 확보되어야 할 원전이 규정을 위반하고 문제를 은폐한 채 운전 되었고, 불량부품 납품과 시험성적서 위조가 발각되어 원전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수천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1년에도 몇 차례씩 터지나 싶더니, 급기야 주민번호의 노출을 막기 위해 도입된 아이핀마저 털렸다. 심각한 화학물질 유출 사고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졌다. 쌍용차, 강정마을, 그리고 밀양, 국가가 자행하는 폭력 앞에서도 우리는 체념해야만 했다. 그리고 근본적 변화나 개선은 없었다.

그렇다. 이 나라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가 제기하는 복잡한 갈등과 문제의 불씨를 묻고 겉보기 평화로움을 즐기는 길을 지속적으로 선택해 왔다. 하지만, 다시 우리들 자신에게 물어보자. 과연 누구를 위해서인가? 내 눈만 가리면 눈앞의 불길도 사라지는 것인가?

지나간 과거를 되새겨보지 않는 이유는 우리에게 닥칠 미래에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단지 눈앞의 현재를 살아내는 것만이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이며, 현재의 나를 지켜낼 수만 있다면 미래의 나도 지켜낼 수 있으리라는 단순한 믿음이 그런 생각을 지탱한다. 그러나 타 들어가는 불길은 운 좋게도 내 발 앞에서 멈추어 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 흠 많은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속에서 함께 삶을 누리는 공동운명체인 것이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은 관찰과 이해를 통해 예측으로 나아간다. 동일한 사건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지만 패턴은 반복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대한민국을 바꾸어 나가지 못한다면, 유사한 사건은 또 다시 내 앞에서 재현될 수 있다. 더 나은 세상은 정치인이나 과학자들만의 해결과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오늘, 304명의 사망자와 실종자의 넋을 기리고 생존자 및 유가족들의 깊은 상처를 위로하면서, 안전한 사회 시스템이 이 땅에 뿌리내리기 위해 바꾸어 나가야 할 본질적 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제시한다.

첫째, 시스템에 대한 맹신과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소량의 법칙”에서 드러나듯 전체 시스템의 약점은 가장 취약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며, 특히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들의 문제가 엄청난 사건을 초래한 예가 많다. 시스템 자체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대처 미숙, 관행에 따른 규정과 매뉴얼 위반, 법의 편의적 적용, 과도한 규제 완화야말로 안전을 해치는 더욱 중대한 문제들이다. 시스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인적·사회적 토대가 건강해져야만 한다.

둘째, 개인정보는 분산 관리되어야 한다.
과도한 정보 집중은 관리 능력의 한계와 정보 남용을 야기하고, 보안 유지의 필요성은 권력의 힘에 기반한 통제 사회와 전체주의 시스템을 구조화한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기술사회에서 창과 방패의 승부에 완벽한 방어란 기대할 수 없다. 과도한 집중은 결국 더욱 큰 사회 시스템의 위험을 초래할 뿐이다.

셋째, 각 주체들의 권한과 책임은 명확히 정의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국가기관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기본권은 존중해야 하고, 권력자라 하더라도 권한과 책임 범위를 넘어서는 개입이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소수에 실질적 권한이 집중된 구조에서는 현장 상황에 맞는 신속한 대처는 불가능하며, 온전히 위임 받지 못한 권한에 대한 책임성 또한 모호해지고 만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넷째, 공적 정보는 더욱 폭 넓게 공유되어야 한다.
정보의 독점은 곧 권력의 독점을 의미한다. 반면, 21세기의 혁신은 정보 공유로부터 비롯된다. 정보의 공유는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가능하게 하고, 사회적 신뢰 확장의 토대를 제공하며, 새로운 사회적 자산을 형성한다. 안전의 가장 큰 기반은 무엇보다 건전한 사회적 신뢰 관계에 있다.

다섯째, 시민의 참여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 확대를 위한 국가의 노력과 예산 투입, 제도 개선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사회적 자산이 국가 권력의 힘만으로 구축되지는 않는다. 무관심 보다는 경청과 참여가, 증오와 멸시 보다는 협력과 연대가 존중 받는 시민사회 환경의 조성과 참여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자와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정부 활동으로만 받아들이고 배격하는 한, 안전한 미래란 존재할 수 없다.


201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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