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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 영향평가] (펌-뉴스메이커)[제1회 대학생 르포기사 공모전]나노 조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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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0-24 15:44 | Hit : 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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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1회 대학생 르포기사 공모전]나노 조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2. 뉴스메이커 / 2006.06.12
3. 강상훈〈한양대학교 영문과 4학년〉 ksh805@freechal.com
4. 키워드
AFM(atomic force microscope, 원자현미경),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e),
5. 기사내용
나노공학 실험 데이터 ‘조작과 진실 사이’
‘제1회 뉴스메이커 대학생 르포기사 공모전’ 영예의 대상은 다소 난해한 주제의 기사가 차지했다. 대한민국을 큰 혼란에 빠트렸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주제다. 하지만 한창 떠오르는 나노 공학의 문제를 심도있게 취재했다는 점과 대학생다운 소재의 참신성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어려운 주제지만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 구성이 치밀하고 문장도 무난해 게재에도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품된 기사 원문을 그대로 게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어법에 맞지 않는 부분은 일부 수정했음을 미리 알려둔다. 〈편집자 주〉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도 해서요.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둑어둑해진 벤치에 마주 앉은 연구원 A씨는 취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망설이는 듯하다. 현재 나노 물질 논문을 준비중인 A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나노 연구의 조작 문제가 한 번도 공개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노 공학 실험이 가진 신뢰성이 자칫 실추될 위험이 있는 데다 특히 기술 특허와 관련해 정식으로 인정을 받은 특허가 의심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 유수 대학과 연구기관끼리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특허가 조작을 이유로 취소된다면 그 손실은 국가적으로 막대하다는 ‘막연’한 애국심도 작용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 세포 조작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했다. 한때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추대받던 한 과학자의 실험이 완전한 조작으로 드러나자 사람들은 크게 실망하고 분노감까지 표현했다. 과학 실험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이어야 하고 일체의 부정행위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의 눈에 조작은 ‘날조’로 비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생명 공학의 선두주자라는 자부심을 가진 국민은 모든 것이 날조였다는 사실을 알고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받았다.
황우석 조작 파문, 나노 공학의 현실 우리가 찾은 B대학 연구동 건물은 자정에 가까운 한밤인데도 불 꺼진 방이 없다. A씨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곳은 나노 물질을 이용해 국가 연구 과제를 맡아 실험하고 있는 연구실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연구비 결산 회계 문제로 10여 명의 연구원이 머리를 맞대고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한창이다. 국가의 지원을 받는 연구실의 경우 보통 억대의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연구비 회계 처리과정에서 오차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A씨는 이곳 연구실은 다른 연구실에 비해 지원이 넉넉한 편이라며 우리에게 은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가장 기본적인 측정 장비인 AFM은 나노 물질의 표면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바늘을 이용해 표면의 상태를 읽어낸다.
나노 물질을 연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측정 장비다. AFM(atomic force microscope, 원자현미경)은 대표적인 측정 장비로 나노 물질을 연구하는 연구실은 어느 곳이나 갖추고 있다. AFM은 실리콘(Si)이나 실리콘 나이트라이트(SiN)와 같이 단단한 물질의 끝을 뾰족하게 만든 바늘(tip)을 가지고 있다. 이 바늘을 시료의 표면에 갖다 댄 후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옛날 LP판 위에 올려놓는 바늘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축의 바늘이 LP판 표면의 높낮이를 감지해서 음악을 복원하듯 AFM도 바늘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면서 물질의 전체 표면을 읽는다. 다만 AFM은 나노 물질의 표면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은 크기의 바늘을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A씨는 AFM 장비를 시연하기 위해 샘플 재료를 꺼내 AFM 측정대에 올려놓는다. 장비 세팅을 모두 마치고 AFM이 샘플의 표면을 읽기 시작한 지 5분 정도가 지나자 결과 사진이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LP판에서 바늘이 튀는 현상이 생기듯이 AFM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표면 사진을 살펴보면 흰색 줄이 그어진 부분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이것은 팁이 갑자기 튀어나온 물질 표면에 부딪혀서 위로 붕 떠버린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실험 결과를 논문에 게재하기 위해선 그것을 증명하는 사진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연구원은 좀 더 선명한 결과 사진을 원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실험을 다른 사람이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또 성공적인 실험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원은 로 데이터(low data, 1차적인 실험 결과)를 가공하는 작업을 거친다. 먼저 흰색 줄을 제거하는 작업(deglitch)을 한다. 이것은 소프트웨어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이다. 팁이 표면 위로 떠버려서 정확하게 읽지 못한 부분을 소프트웨어가 추정해서 원래의 값을 근사적으로 복원한다. 또 위아래 데이터를 산술평균하여 이미지를 산출하면 좀 더 부드러운 형태의 결과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밖에도 AFM의 팁이 평평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곡률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로 데이터를 평평한 형태의 데이터로 변형시킬 수 있다. 사진이 전체적으로 어둡거나 색의 대비도가 낮아서 결과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을 경우 밝기를 조절하거나 콘트라스트(contrast)를 주기도 한다.
보기 좋은 떡? 먹기 좋은 사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을 아시죠? 이 말은 실험 결과 사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쁜 사진일수록 좋다는 말이죠. 예쁜 사진은 일단 절반을 먹고 들어간다고 할까요. 그만큼 자신의 실험을 돋보이게 해줄 만한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런데 최신 논문을 살펴보다 보면 저절로 고개를 저을 정도로 기가 막힌 사진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너무나도 깨끗하고 정교해서 조작을 하지 않고 그대로 데이터를 얻은 것일까 하는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의심이 실제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벨 연구소의 독일 출신 연구원이던 얀 헨드릭 쇤은 ‘네이처’나 ‘사이언스’와 같은 저명한 저널에 분자 수준의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분자 수준의 트랜지스터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집적도가 높고 성능이 향상된 미래형 반도체 기술이다. 당시 실험 결과 사진이 워낙 선명하고 예상 실험 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쇤은 30세의 나이에 세계 최고 과학자의 위치에 올랐고 노벨상 후보로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지나치게 정확한 실험 결과는 다른 과학자의 의심을 사게 됐다. 2년이 넘도록 쇤의 실험을 다른 연구실이 단 한 번도 재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벨 연구소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쇤의 연구 결과를 재조사했다. 그 결과 쇤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미지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는 과학계에서 쫓겨났다. 이 밖에도 과학계에서 의심을 사는 몇몇의 연구 결과가 있으나 고차원적인 실험의 경우 이를 검증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묻혀 지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나노 공학의 주된 관심사는 어느새 조작 여부를 따지는 문제로 옮겨졌습니다. 연구 발표를 위한 학회나 세미나에 가면 각국의 연구원은 먼저 ‘이것이 라지 스케일(Large-Scale, 연구 결과가 우연히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해당 실험 프로세스에 따르면 대부분의 영역에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이 맞냐?’고 물어봅니다. 실험 데이터가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의심부터 한다는 것이죠.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진을 한 장 딸랑 내놓으면 결국 검증과 관련한 모든 것은 사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나노 세계로 오면서 반응의 전후 과정이나 인과 관계를 따지는 일이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이론을 바탕으로 가정을 세운 다음, 실험에서 얻은 물질을 AFM으로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마침 우연하게 자신이 원하는 물질의 형태를 발견하면 곧바로 사진으로 만들어서 논문을 쓴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과정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다른 대안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불가피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실험의 검증 체계를 좀 더 엄격하게 보완하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다. 현재 과학계에서는 이미지 조작과 관련하여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AFM 이미지의 흰색 줄 제거 작업은 45회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① 임베디드 캐패시터 시료의 물질 표면에 아무것도 조작하지 않고 얻은 첫 사진 데이터. ② 처음 얻어진 사진은 평평하게 작업하면 눈으로 보기에 좀 더 그럴 듯한 실물감이 느껴지게 된다. ③ AFM의 바늘이 급격한 표면에 붕 떠버려서 생기는 흰색 줄을 제거한 사진. 아주 깨끗한 최종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학계에서는 조작을 우려해 과도한 흰색 줄 제거작업을 제한한다.
학계에서 가이드라인 제시하기도 하지만 이것보다 좀 더 어려운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찾아간 C대학 나노 연구소는 클린룸을 갖추고 있다. 나노 물질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먼지나 세균의 존재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방 공간 전체의 공기를 여과하거나 펌프로 흡인해서 항상 청결하게 한다. 바깥 세계와 항상 기압차가 존재하므로 클린룸에 들어서면 사람에 따라서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클린룸에는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e)이 설치돼 있다. AFM은 바늘을 이용하여 표면을 탐색하는 방식인데 비해 SEM은 전자를 투사하여 나노 표면의 정보를 읽는다. AFM은 표면의 높낮이만 측정할 수 있지만 SEM은 표면의 3차원적인 형태를 관찰할 수 있다.
현재 나노 와이어를 연구한다는 J씨는 측정 장비로 인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 부딪혔던 사례를 밝혔다.
“일전에 제가 나노선을 이용하여 분자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노선을 전극으로 이용하고 나노선 중간 부분에 나노 크기의 간격을 만든 뒤 전도성 고분자를 그 사이에 접합시키는 실험입니다. 실험할 당시 측정 장비로 실험 결과를 보았을 때는 분명히 나노 간격에 전도성 고분자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개발된 해상도가 높은 측정 장비로 다시 확인해보니 나노 간격 양쪽에 붙어 있던 것이 아니라 한쪽에만 붙어 있더라고요. 이미 논문을 제출한 뒤였는데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나중에 보니 허위로 판명? 그것이 이미 특허를 받은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조작이나 허위로 판명되어 특허가 취소되면 연구자의 명예가 실추됨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된다. 이러한 문제가 자칫 이슈가 되어 부각된다면 연구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노 공학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어떠한 나노 연구도 측정 장비의 기술적 한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를 투시해 나노 표면의 정보를 읽는 장치인 SEM의 내부. AFM은 표면의 높낮이만 측정하지만 SEM은 3차원적인 형태까지 관찰할 수 있다.
우리는 일단 이것을 ‘의도하지 않은 조작’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실험이 허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난 후에도 쉬쉬하고 있는 태도는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나노 공학 연구에 종사하는 어느 누구도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학계에서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 조작 문제가 여론의 비난 대상이 되기라도 하면 선의의 연구자가 애매하게 피해를 볼 수 있다. 또 새로운 측정 장비가 개발될 때마다 모든 실험을 재검증해야 하는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과학적 실험 결과는 실험의 재현 여부를 통해 해당 연구의 신뢰도가 결정된다. 그러나 난이도가 높은 고차원적인 실험의 경우에는 특정 기술을 고도로 훈련 받은 자가 아니면 그 실험을 재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실험 결과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은밀한 데이터 조작을 통해 발표한 실험 결과라도 기술이 발달해서 해당 실험이 일상적으로 재현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그 조작된 실험이 우수한 과학적 업적으로 탈바꿈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유전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멘델이 말했던 ‘신이 점지해준 결과’처럼 말이다.
의도하지 않은 조작 비난할 수 있나 이러한 문제의 배경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를 다루는 나노 공학의 특수성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실험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조작이라고 비난할 수 없다. 측정 기술의 한계를 개인의 윤리적 문제로 완전하게 떠넘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는 연구원이 조작인지 아닌지 의심까지 받아야 한다면 아무도 연구를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조작’은 과학 기술의 한계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 황우석 교수의 조작 사건과 같이 꼭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과학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가능성에 비례해 조작의 문제도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조작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는 과학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와 같다. 과학은 이성을 통해 문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증명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과학 자체가 처음부터 오류가 없는 완전한 존재일 수는 없다. 과학은 자신이 가진 오류를 찾아내고 수정해 더 완벽한 이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의의가 있다. 조작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조작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우리가 가진 과학의 한계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야말로 과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나노 시대에선 데이타 검증 어려워”
B대학 연구원 A씨와 5월 22일 밤 10시 쯤 B대학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A씨는 인터뷰 도중 계속해서 민감한 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A씨는 자신의 신원이 밝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므로 익명으로 보도한다.
- 나노 공학에서의 ‘조작’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은?
쉽게 말하자면,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자가 좀 더 외모에 신경을 쓰고 나온다고 보면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 얼굴에 속옷 차림으로 발표하는 것보다는, 면도도 하고 넥타이에 정장을 입고 발표하는 것이 듣는 사람에게 훨씬 더 좋은 인상을 줄 것이다. 그렇지만 넥타이 하나 맸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지금 나노연구에서 데이터를 조금씩 조작하는 행위도 이와 같다. 이왕이면 실험 결과에 잡티도 줄이고, 불가피하게 사진 속에서 잘린 부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정도다. 이러한 경우는 허용되는 범위라고 생각한다.
- 다른 사람이 제출한 논문을 보면서 조작을 가했다고 느낄 때가 있나?
보통 논문을 제출하면 정확한 사안은 심사위원회에서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나노 공학에서는 데이터를 조작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워낙 미세한 단위까지 연구하는 분야라 제출된 부분만 보고 전체를 파악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지나치게 선명하고 잘 나온 사진이 실릴 때가 있다. 같은 연구를 하는 나로서는 충분히 조작을 했다고 의심되는 것이다. 아마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 왜 이러한 조작이 생겨났다고 보는가?
시대라고 구분 짓기는 모호하지만, 지금은 과거 마이크로 시대에서 나노 시대로 이동하였다. 한마디로 더 미세한 단위까지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예전의 마이크로 시대만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논문의 데이터를 보고 전체적인 면의 사실성을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노 시대로 넘어오면서 이게 어려워졌다. 지금은 물질의 어느 부분을 찍었는지 아는 것도 어려운 시대다. 나노 시대에서는 연구자가 제출한 데이터를 검증하기가 어렵다.
- 평상시 실험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황우석 박사 사건이 과학계를 잘 몰랐던 시민에게 충격을 준 것 같다. 그래서 이쪽에서도 혹시 오해를 살 수 있을까봐 조심하고 있다. 다른 연구원도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지만 이러한 사건이 연구원을 위축시키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조작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쪽에도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고, 없는 데이터를 완전히 만들어 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상훈〈한양대학교 영문과 4학년〉 ksh805@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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