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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펌-한겨레21]방역당국이 홍역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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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1-20 21:28 | Hit :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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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역당국이 홍역 키웠다-대한소아과학회의 예방책 건의에도 안이한 대처… MMR백신의 안전성도 논란
2. 한겨레21, 2001-01-02
3. 이창곤 기자goni@hani.co.kr
4. 키워드
식약청
5. 기사내용
보건당국이 홍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홍역대란’은 방역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입을 모은다. 연세대 의대 손영모 교수는 “지난해 초에 홍역이 확산 기미를 보일 때 조기에 차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더욱 확산됐다”고 말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당국에서 사전에 파악해 미리 대처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지적이다.
“관리 강화하라” 의례적 공문만
실제 홍역은 지난해 4월(330명)을 기점으로 다수 발생해 대유행의 기미를 보였다. 99년에는 기껏 88명에 불과했던 만큼 이 숫자 또한 심상치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방역당국인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은 안이했다. 5월 692명, 6월 875명으로 크게 늘어나도 환자가 나타난 지역이 주로 영남이어서 그 지역에 국한하는 것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특히 국립보건원은 7월 들어서면서 홍역환자가 671명, 8월 498명, 9월 394명 등으로 점차 줄어들자 이제 그만 그치려니 안이하게 판단했다. 이게 큰 오산이었다. 이 점은 방역당국에서도 스스로 인정하는 대목이다. “4∼5월에 많이 발생했지만 으레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평소하듯이 각 시·도에 관리를 강화하라는 공문을 보냈죠. 이 공문은 이맘때면 의례적으로 보내는 것이죠.”
“9월 들어 전국 집계가 감소 추세를 보여 이 상태에서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한다면 그만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분석결과, 10살 전후에서 주로 발생해 이들 대상 연령층에 예방접종을 하도록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내부적으로 논란도 있었고요.” 또다른 방역과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또 다른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안이할 수 있어도 사실상 3만명 규모로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홍역이 대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와 이에 따른 예방책 건의는 이미 8월에 있었다. 전국 소아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대한소아과학회는 지난 8월에 국립보건원쪽에 공문을 보내 예방책 마련을 건의했다. 당시 소아과학회는 생후 6∼12개월 영아 예방접종을 위한 홍역단독백신을 확보할 것과, 적기에 접종받지 못한 청소년들에 대해 추가접종을 실시할 것 등을 대책으로 건의했다.
그런데도 국립보건원은 소아과학회에 별다른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 학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대책을 마련하는 일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그러다 홍역이 11월 들어 급속히 확산되자 결국 속수무책인 상황이 돼버렸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시·군 보건소로 몰려드는 바람에 백신부족 사태까지 빚어졌다.
단독백신 생산중단은 현명했나
실제로 갑자기 대유행할 경우에는 제조공정상 한꺼번에 많은 분량의 백신을 즉각 공급하기란 어려운 상황일 수 밖에 없다. MMR백신은 볼거리, 풍진, 홍역 등에 효과가 있는 혼합백신이다. 여기에다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 백신을 맞겠다고 몰려드는 바람에 상황은 더욱 어렵게 됐다.
일부 보건전문가들은 당국의 홍역단독백신 관리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홍역 환자는 90년 3400건을 기록했다. 94년을 빼고 해마다 수십건 이내로 급감했다. 그러자 당국은 홍역이 퇴치단계에 들어갔다고 판단해 지난 95년부터는 홍역단독백신보다 MMR백신이 훨씬 더 경제적이라며 가능한한 이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때문에 제약회사들은 당국이 사실상 단독백신 생산을 중단하도록 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문제는 이 단독백신에 비해 최근 일각에서 MMR혼합백신이 약효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고, 게다가 MMR백신의 경우, 보통 12개월 이후 적용되는 백신이어서 홍역유행시에는 12살 미만의 영아들에게는 아직 안전성 여부가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단독백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못해 절실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단독백신에 대한 대책을 정부는 전혀 수립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인 것이다.
지난해 11월6일에 열린 3차 예방접종심의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정순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 김창휘 순천향의대 소아과 교수, 김경효 이화의대 소아과 교수, 손영모 연대의대 교수, 조해월 바이러스 질환부장, 양병국 역학조사과장, 김영택 보건연구과 보건연구관, 주관수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과 직원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심의위원들은 대부분 “현재 홍역유행은 전국적인 유행으로 보아야 타당하다”면서 “12개월 미만의 영아에게 홍역단독백신 또는 MMR백신 대체 투여를 권장할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역단독백신은 올해 한국백신이 생산한 2300도즈(dose) 이외에는 생산되거나 수입되지 않았으며, 생산된 백신도 이미 모두 소진된 상황이라는 게 이날 참석한 식약청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더욱이 뒤늦게 새로이 홍역단독백신을 생산하거나 수입할 경우에는 3∼4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홍역단독백신을 어느 정도 공급이 원활한 MMR로 대체해 우선 발등의 불을 끄는 게 어떠냐는 안이 자연스레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국립보건원의 표준예방접종지침에는 이에 대한 그 어떤 근거가 없다. 아예 규정이 없는 것이다. 김상휘·김경효 교수 등은 “미국의 경우 초기접종이 생후 12∼15개월이고 재접종시기는 4∼6살 또는 11∼12살에 권유하지만 초기접종 이후 4주 이후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4∼6살에 재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연령의 제한없이 홍역단독백신을 접종하고 홍역단독백신이 없으면 MMR로 대체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홍역 유행시인 지금 12개월 이전의 아이들도 MMR접종을 하고 이 경우에는 접종 1개월 뒤 또는 생후 12개월에 다시 MMR 초기접종과 4∼6살 재접종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들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지침에도 홍역유행시에는 생후 9∼12개월에 MMR접종이 가능하고, 심지어 생후 6∼9개월 경우도 MMR 접종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 대국민홍보 전무했다
사진/발진으로 좁쌀 같은 반점이 얼룩덜룩하게 번져 있는 홍역환자의 배.(박승화 기자)
김정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현 유행수준으로 볼 때 홍역단독백신이 없을 경우 MMR로 대체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적용은 홍역지역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MMR백신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임상결과가 충분치 않은 만큼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생각인 것이다.
문제는 방역당국이 이런 예방접종심의위원회의 논의를 재빨리 수렴해 얼마나 대국민홍보를 했느냐 하는 점이다. 많은 국민들이 MMR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접종을 꺼린 상황에서 방역당국의 대국민설득을 위한 홍보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었다. 이 점에서도 방역당국은 12월7일 간단한 보도자료를 내는 것으로 그쳤다.
그렇다고 국립보건원이 아예 방관만 한 것은 아니었다. 국립보건원은 대유행을 미리 예측하고 초기 응급대처에는 실기를 했더라도 이 기회에 아예 근본적인 홍역정책을 재검토해 근절정책 방향으로 새로운 가닥을 잡았다. 서서히 홍역환자를 줄이는 감소정책에서 과감히 일거에 홍역을 퇴치하자는 근절정책으로 태도를 바꾸고, 내년 봄에 4∼6살에 이르는 400만∼600만명의 대상층에게 일률적으로 홍역을 맞도록 해 예방접종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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