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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펌-경향뉴스메이커][秘錄환경운동25년]“조사만 잘 해도 세상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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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1-20 21:33 | Hit :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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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秘錄환경운동25년]“조사만 잘 해도 세상이 바뀐다”-맹독성 농약 없애고 잔류기준까지 만들게 한 여성파워 ‘승리의 역사’
2. 경향뉴스메이커, 2006-10-09
3. 신동호 편집위원 hudy@kyunghyang.com
4. 키워드
식약청
5. 기사내용
서울여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한 문은숙(현 소시모 기획처장)은 뭔가를 조사하는 것을 좋아했다. 우리가 무심히 보던 것도 깊이 파고들다 보면 그 속에서 새로운 사실이나 창의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은 매우 유익할 뿐 아니라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는 대학 시절을 화려하게 보냈다. 학회장, 학회연합회장, 부총학생회장, 총학생회장 권한대행 등 대학에서 쓸 수 있는 감투는 거의 다 써 보았다. 게다가 83학번이니까 대학사회가 가장 역동적이던 시기에 그런 일을 했다. 1987년 졸업했을 때 그의 사회활동 공간은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는 졸업 후 1년 반을 허비했다.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면 의외로 할 일이 없을 수 있다. 그는 여러 가지 일에 손댔다. 그의 내면에는 ‘386세대’가 갖는 민중 지향성도 당연히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도시빈민운동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시장에서 적성을 찾은 문은숙
뒷날 소비경제학 전문가(2003년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박사학위 취득)로서 한국 소비자운동의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게 되는 그의 인연은 따로 있었다. 대학 시절 그는 서울여대 선배이자 은사인 송보경 교수(현 소비자리포트 대표)의 집필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었다. 그를 눈여겨 본 송 교수가 확실한 사회적 좌표를 잡지 못하고 있던 그에게 소비자운동을 권유한 것이다.
1989년 7월부터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소시모)에 출근한 그에게 맨 처음 떨어진 일이 바로 조사 작업이었다. 외국에서 금지된 농약을 우리나라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품목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비로소 그는 자신의 적성을 발견했고, 흥미는 물론 보람까지 느꼈다.
소시모가 지향한 소비자운동의 첫 걸음은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었다. 문제가 발견되면 그 다음에 할 일이 캠페인을 벌일 근거 마련이었다. 이 모든 것이 면밀한 조사의 결과물이었다. 즉 조사만 잘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 문은숙은 농약 문제에서도 “조사해서 발표하고 캠페인하면 금지됐다”고 최근 회고했다. 이러니 소비자운동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소비자운동에 인생을 걸었다.
소시모 성남지부를 창립한 이정자, 현 사무총장 김자혜, 2세대 활동가 문은숙, 김경의(왼쪽부터).
경희대 원예학과 83학번인 김경의(현 소시모 성남지부 대표)는 원래 국문학이나 사학에 뜻이 있었다. 그가 한 해 늦은 1988년에 졸업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인문학으로 전공을 바꾸려던 그의 시도는 실패했다.
충남 공주의 ‘깡촌’에서 태어나 경기 성남에서 성장한 그는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한 것이 아쉬웠던지 사회 진출에 대해서는 분명한 원칙을 세웠다. 떠밀려 직장에 다니는 선택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는 자아를 만족시킬 일을 스스로 찾아 나섰다.
소시모의 첫 지역조직인 성남지부가 창립된 때가 1988년 4월 1일이다. 이정자 소시모 이사(작고)가 성남지부를 꾸릴 때 가장 걱정한 것 중의 하나가 우수한 상근 활동가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보수도 없는 데다 빛도 안 나는 지부조직에서 일하겠다는 대졸 출신 여성이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딱 맞는 적임자가 나타났다. 집도 성남이고 원예학 전공자인 김경의였다.
소시모 활동가 모집 광고를 보고 제 발로 성남지부를 찾은 김경의도 문은숙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운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우선 운동단체이면서도 학구적인 소시모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사무실의 소박한 환경도 그에게는 편안했다. “아침에 나와서 청소할 때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최근 회고다.
농약공해가 뒷전으로 밀린 이유
원예학이라는 자신의 전공을 재발견한 것도 유쾌한 일이었다. 소시모가 내세우는 3대 모토가 안전성·공정성·지속성이다. 이 가운데 안전성은 주로 식품과 관련된 것이다. 당시 식품의 안전성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농약이었다. 공교롭게도 그가 큰 가치를 두지 않았던 전공이 진가를 발휘할 터전을 만난 것이다.
또 하나 다른 즐거움도 있었다. 이정자 성남지부장과 함께 일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정자 선생에게는 사람을 끄는 힘과 카리스마가 있었다”며 “그를 만난 것이 이 운동을 계속하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송보경·김재옥(현 소시모 회장)·강광파(현 소시모 상임이사) 등과 함께 소시모를 창립한 1세대 소비자운동가다. 김경의는 이 지부장이 사망할 때까지 약 7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소비자운동에 깊이 빠져들었다.
문은숙·김경의 두 사람을 앞머리에 소개한 것은 이들이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새로운 운동’에 뛰어들어 그 길에 매진한 점이 환경운동권에서 두터운 층을 형성한 활동가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이들은 김혜정(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김재남(현 녹색연합 사무총장)·손미경(현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이수경(현 환공연 사무처장) 등 환경운동권에서 핵심적 위치에 있는 여성 그룹과 비슷한 연배다.
운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독특한 세대적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다. 운동판에서 ‘홍일점’으로 보호받던 분위기는 이미 지났고 그렇다고 남성과 거의 동등한 대우를 받는 시절도 아닌 묘한 경계지점에서 이들이 겪은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도전’이 클수록 ‘응전’도 큰 법인가. 이들 세대의 파워는 이런 척박한 토양에서 길러졌다.
2003년 소시모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소비자운동 20년사를 ‘승리의 역사’로 규정했다. 이는 송보경·김재옥·강광파 등 창립 1세대 운동가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지만 문은숙·김경의와 같은 전업 활동가들의 현장 활동과 실무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소시모의 환경운동사적 승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농약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용하지 않는 독성 농약의 국내 사용을 금지케 한 것은 소시모의 운동이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약공해는 환경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에 해당한다. 미국에 환경운동의 불씨를 지핀 레이철 카슨 여사의 ‘침묵의 봄’도 농약공해를 다룬 것이었다. 최열(현 환경재단 대표)이 환경운동을 시작하면서 의욕적으로 다루려 한 것도 농약공해였다.
한국공해문제연구소(이하 공문연)가 농약공해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조사하기 시작한 때는 창립 이듬해인 1983년이었다. 공문연 활동일지에 따르면 그해 4월 13일 한국가톨릭농민회(이하 가농)와 공동으로 농약 살포일지를 작성·배포했다. 1984년 사업계획안에도 ‘작년부터 농약 살포일지를 만들어 농약의 살포 횟수와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이며 농약공해의 앙케이트 조사도 벌여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공문연의 농약공해에 대한 문제 제기는 크게 탄력을 받지 못했다. 온산병 사태, 낙동강 하구언 공사, 경남 하동군 김 양식 피해, 현대건설 간척사업에 따른 천수만 어장 황폐화, 고리원자력발전소(이때까지만 해도 ‘핵발전소’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필자 주) 방사능 오염, 경기 동두천 식수 파동 등 대형 환경·공해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열은 공문연을 설립해 환경운동을 시작하면서 농약공해를 비롯해 합성세제, 식품 첨가물(화학조미료) 등 생활환경 분야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인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운동’은 당장 심각한 피해로 고통받는 특정한 소수를 위한 ‘반공해운동’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1992년 리우회의를 기점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점의 대전환이 이뤄지기 전까지 지속됐다.
수입식품 ‘수확 후 농약’ 끈질긴 추적
이런 치명적인 공백을 메워준 것이 소시모의 ‘소비자환경운동’이었다. 소시모는 1983년 창립과 함께 합성세제 추방운동, 화학조미료 안 먹기 캠페인, 위해 의약품 및 농약 조사활동 등에 주력했다. 환경운동 영역이 자리를 잡아 외연을 넓히기 전에 벌인 소시모의 이런 활동이 반공해운동권의 짐을 크게 덜어주었다. 말하자면 절묘한 역할 분담이 이뤄진 것이다. 당시 소시모 사무처장이던 김재옥의 최근 회고에 따르면….
“창립 첫해인 1983년부터 농약공해를 다뤘다. 최열 선생은 그때 만났다. 농약 문제로 회의할 때 같이 참여했다. 합성세제 추방운동도 그때 시작했다. 선진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맹독성 농약이 우리나라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여기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이듬해인가 국제회의에 참여하면서였다.”
소시모는 실량조사를 통해 ‘물먹이 쇠고기’ 를 사회 문제로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 당시까지 농약공해라고 하면 농민이 농약을 치다가 중독된 사례가 주종을 이뤘다. 공문연이 가농과 공동으로 실시한 ‘농약오염에 관한 실태조사’도 농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원래 농약공해는 농약이 농작물과 토양을 오염시켜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의 건강에 피해를 주는 것까지 포함한다. 소시모가 주목한 것은 농약 소비자인 농민뿐 아니라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의 소비자인 일반 대중까지를 대상으로 한 농약공해였다.
소시모는 1986년 6월부터 6개월 동안 전문가와 모니터를 동원해 두 가지 조사를 실시했다. 하나는 유엔이 발표한, ‘각국 정부에 의해 위해하다고 판매 금지, 회수, 또는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는 상품’(1984년 유엔통합자료) 가운데 수입되어 국내에서 제조·판매되고 있는 농약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그해 6월부터 9월 사이에 생산돼 판매된 과일 및 채소의 농약 잔류량 검사였다.
1986년 11월 21일 발표된 소시모의 1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통합자료에 의해 규제된 107종의 농약 중 27종이 국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과일·채소의 농약 잔류량 검사에서도 27종 가운데 7종이 발견됐다. 특히 맹독성으로 분류된 파라티온이 오이에서, 고독성인 EPN이 풋고추와 복숭아에서 각각 검출돼 충격을 주었다.
농약은 그 독성에 따라 맹독성·고독성·보통독성·저독성으로 나뉜다. 맹독성 농약인 파라티온은 중독치사 위험이 커 일본에서는 이미 1971년부터 살충제로 쓰지 못하게 된 것이다. 파라티온 잔류물은 피부에 매우 급속히 흡수되기 때문에 사용 후 물과 비누로 씻어도 체내에 흡수돼 혈관을 따라 온몸을 돌게 된다. EPN은 미국에서 업체들이 자진해서 등록을 취하한 고독성 농약이다.
소시모는 1988년 2차, 1989년 3차, 1992년 4차 등 유엔통합자료가 나올 때마다 국내 사용 실태 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다. 농약공해와 관련해 소시모가 특히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것은 수입식품의 ‘수확 후 농약’ 문제였다. 수확 후 농약이란 농작물의 성장 단계가 아닌 수확 후 유지·보존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1989년 미국산 자몽에서 검출된 발암물질 ‘알라’ 파문과 1992년 ‘농약 밀’ 사건이 이로 인해 야기된 대표적인 사례다. 김재옥의 기억에 따르면….
“1985년부터 유엔 자료를 받아서 시장조사를 죽 했다. 농약잔류허용기준이 당시 식약청에 없었다. 그래서 만들라고 했다. 1986년 채소에 대한 기준이 처음 만들어졌다. 1989년 자몽사건 계기로 수입 농산물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졌다. 1992년 국제회의에 갔다 와서 밀에 대한 농약 잔류 조사했다. 인천 사일로에 가서 각국에서 온 밀을 다 수거해서 실험해 봤더니 파라티온 등이 막 나왔다. 그런데 농약 잔류 기준이 없었다. 그래서 또 만들라고 했다. 부산에서는 기준보다 132배가 나왔다.”
소비자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과 이익집단 등 강력한 힘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시민사회가 힘을 갖기 전 이 싸움에서 정부는 이들의 편이 아니었다. 여성이 중심이 된 소비자운동은 그래서 갖가지 수난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20여 년 소비자운동 동력은 ‘성취감’
김경의는 소비자운동에 몸담은 뒤 3년을 버티다가 잠시 운동을 접은 적이 있다. 사사건건 이익집단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도 힘들었지만 재정적 어려움을 견딜 수 없어서였다. 그는 돈을 벌어서 소시모를 돕기로 하고 장사를 시작했다. 소시모 성남지부가 제기해 전국적 이슈로 만든 사건으로는 ‘맥반석 정수기 세균’ 문제와 ‘공업용 자석으로 만든 자석요’ 등이 있다. 그의 최근 회고를 들어보면….
“그때는 ‘소비자’라는 말이 낯설기도 했고 기업에 소비자단체라고 하면 전혀 통하지 않았다. 전화를 받으면 육두문자부터 쏟아졌다. 신변 위협 때문에 출퇴근할 때 남자 자원봉사자의 경호를 받기도 했다. 매일 그런 일이 있어 하루에 한 번씩은 울었던 것 같다.”
장사를 핑계로 운동을 떠났던 그는 사무실 서류와 비품 하나하나에 묻은 자신의 손때를 지울 수 없어 9개월 만에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같은 세대로서 그에게 정신적으로 큰 위안이 됐던 문은숙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외부와 맨 먼저 접촉하는 사람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는 실무자다. 이번에는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검사를 하면 이익집단의 반발이 특히 심했다. ‘사무실을 없애버리겠다’ ‘평생 결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등 무식하게 공격했다. 소위 배웠다는 전문가 집단이 그랬다. 어떤 날은 단체가 몰려온다고 해서 전부 청바지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는 정말 치열하게 운동을 했다.”
소시모는 이밖에도 창립 시점부터 유기농 운동을 전개했고 물·에너지·유전자조작식품(GMO)·내분비계장애물질(환경호르몬) 등 환경운동 영역을 소비자운동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소비자환경운동의 특징 중 하나가 그 소재와 방식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환경운동이 다음 세대를 위한 운동이라면 소비자운동은 눈앞의 현상의 개선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그 성과도 가시적이고 혁혁하다.
“우리의 활동으로 30종이 넘는 독성이 강한 농약이 없어졌다. 수입식품에 대한 농약잔류기준이 마련됐고 보건복지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독립시키는 계기가 됐다. 사회를 바꾸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성취감, 그것이 소비자운동을 2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김재옥 소시모 회장)
소시모 관련 환경 사건
강화도 새우젓 사건.
알라 사건(자몽 사건)=소시모는 1989년 6월 미국산 과일 자몽에서 발암물질인 알라를 검출했다. 이 사건은 소비자단체협의회와 미국 정부 간의 자몽 유해성 공방으로 발전했고, 소비자단체의 주도로 자몽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됐다. 국민은 이 사건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불사하는 미국의 태도를 알게 됐고, 미국산 수입 농산물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게 됐다. 한국 정부가 수입 농산물의 농약잔류기준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강화도 새우젓 사건=1990년 11월 경기(현 인천) 강화 외포리에서 구입한 새우젓에 비닐이 들어 있다는 고발이 소시모에 접수됐다. 새우젓에 고의로 비닐을 넣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소시모는 현지 조사를 벌여 새우를 잡는 그물에 비닐 쓰레기가 절반이나 섞여 올라오는 것을 확인했다.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징코민 사건=1992년 5월 소시모는 시중에 판매되는 6개 의약품에서 메틸알콜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이 징코민 사건으로 소비자의 기억에 남게 된 것은 가장 많은 메탄올이 검출된 징코민의 제조사인 동방제약이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반박 광고를 냈기 때문이다.
우황청심원 사건=1993년 3월 국내에서 생산되는 우황청심원에 납·수은 등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보도됐다. 이 조사는 소시모가 미국 소비자단체에 의뢰한 것이었다. 중금속 추출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우황청심원의 광고시장 규모가 커 국내에서는 이를 시험한 기관이 회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그런데 소시모는 조사 결과를 직접 발표하지 못하고 언론이 취재해 공개하는 형식을 취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보호법상 국가가 지정한 기관에서 검사한 것만 발표가 허용됐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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