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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펌-경향뉴스메이커]관리감독 구멍, 그럴 '만두'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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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1-20 21:44 | Hit :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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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리감독 구멍, 그럴 '만두'했네-[커버스토리]약한 규제와 처벌, 감시체계 허점 드러나... "통합적 식품위생법 절실"
2. 경향뉴스메이커, 2004-06-17
3. 정재용 기자 politika95@kyunghyang.com
4. 키워드
식약청
5. 기사내용
"할 일 없으면 만두나 드셔"
청소년들에게 유행하는 최고의 욕이라고 한다. 추운 겨울 밤 시장기를 달래주던 추억의 만두를 최고의 욕으로 바꿔버린 이번 사태는 예기된 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법률이 허점투성이기 때문이다.
식품위생법 등 관련법률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체는 과거에는 허가를 받았지만 요즘에는 신고만 하면 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식품제조업은 면적과 자본금, 필수요원 등 허가에 대한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신고제로 바뀌면서 이런 기준은 전부 사라졌다.
만약 어떤 사람이 만두에 들어갈 만두소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싶으면 식품위생법과 시행규칙에서 규정하는 시설기준을 마련해 시-군 등 담당관청에 신고만 하면 된다. 그 시설기준이라는 게 상당히 모호해 '축산폐수-화학물질 기타 오염물질의 발생시설로부터 식품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거리를 둬야 한다'거나 '적정한 온도가 유지될 수 있고 환기가 잘 되어야 한다'거나 '바닥은 콘크리트 등으로 내수 처리를 해야 하며 배수가 잘 되어야 한다'는 등 상식적인 내용이 전부다.
이런 까닭에 이번 만두사태에 연루된 한 업체의 경우 17평의 작은 규모로도 사업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 담당 공무원은 "양념을 만들 경우,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일반 주방에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저울이나 포장지 등 간단한 장비만 있으면 영업신고가 가능하다"며 "위생상태가 불량한 소규모 영세업자가 등장할 수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신고를 받으면 담당공무원이 현장에 나간다. 하지만 관련 법규에는 '지체없이' 영업신고증을 교부하도록 돼 있다.
담당 공무원은 "민원사무처리규정에 따라 현장에 나가 한 번 둘러본 뒤 3시간 안에 신고증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시설이 미비해도 허가증을 내주고 한 달 뒤에 다시 검사를 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담당공무원이 나가도 시간을 들여 제대로 된 검사를 할 수 없다. 또한 시설이 미비한 업소라도 신고증만 교부받으면 영업을 할 수 있다. 한 달 뒤에 다시 검사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한 달 동안 위생상태가 불량한 식품을 다량으로 만들어 유통할 수 있는 것이다.
시설 미비해도 허가증 먼저 내줘
신고증을 교부받은 업체는 물건을 생산할 수 있다. 업체는 물건을 생산하기 전 혹은 생산한 뒤 7일 이내에 품목제조보고서를 담당관청에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도 구멍은 크다. 담당관청은 해당 업체가 언제 물건을 만들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신고증을 교부받은 후에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동안 물건을 생산한 뒤 7일 전에 물건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품목제조보고서를 제출할 경우, 담당관청은 파악하기 힘들다. 불량식품이 유통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담당관청은 1년에 한 번 식품제조업체를 점검한다. 이때 살펴보는 것은 원료나 포장상태, 표기된 내용 등에 관해서다. 하지만 담당공무원은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점검 일시를 미리 통보한다. 즉 해당업체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점검기간에만 위생상태를 지켜 단속을 피할 수 있다. 불시 단속이 있긴 하지만 제보가 있는 경우에 한다.
게다가 단속에 동원할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위치한 경기 용인시와 남양주시 등의 식품제조업체 관리감독 공무원은 1~4명이었고 위생과가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위생과의 인원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이들은 포장마차 단속이나 서류 작업 등 다른 업무에 짓눌려 있었다. 단속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이유다. 한 공무원은 대검찰청이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는 죽었군"이라고 말했다.
어쩌다 위법사실이 드러나도 처벌은 지극히 약하다. 이번에 적발된 으뜸식품의 경우, 2001년과 2003년에 파주시청에 유통기한 미표시와 원료구비조건 위반 등의 혐의로 적발돼 각각 420만원과 220만원이라는 과징금 처벌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과징금을 낸 후 적발될 때까지 올린 매출은 20억4천2백만원이었다.
식품제조업체는 6개월에 한 번 자가품질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는 보건환경연구원 등에서 담당하는데, 기타가공식품으로 분류된 무말랭이의 검사 항목은 색소 여부, 이산화황 첨가 여부, 방부제 첨가 세 가지였다. 각각의 기준에 합격하면 적합 판정을 받아 물건을 계속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세 가지만으로는 상품의 위생상태 등을 파악할 수 없다.
담당관청도 1년에 200여건씩 식품을 수거해 검사를 하지만 일반 매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을 수거해 검사할 뿐, 만두에 들어가는 무말랭이와 같이 일반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식품은 수거대상에서 제외된다.
관련법규는 유통기한까지 업체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규제를 최대한 줄이고, 만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업체에 책임을 지우는 사후관리체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사후관리체제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현장 공무원은 "자가품질검사에서 가능한 한 많은 항목을 검사해 문제 발생 소지를 줄여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할 거라면 현장 공무원을 늘려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후관리체제 문제점 속속 드러나
식품제조업체를 가장 가까이에서 단속해야 할 시-군청 등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더해, 만두제조업체나 식품의약품안전청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만두제조업체는 어떤 실험이나 검사도 없이 만두소를 납품받아 사용했다. 식약청도 문제다. 으뜸식품을 적발했던 파주시청의 예에서 보듯 식약청은 지자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게다가 인력도 부족하다. 2004년 3월 현재 식약청의 식품업체 단속-관리업체는 80여명에 불과하다. 이 인원이 24만2천7백개의 식품제조공장과 72만5천5백개에 이르는 식품접객업소를 담당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모든 식품에 대한 안전성을 감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인데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이름과 식약청 등 정부기관을 믿고 식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식약청은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관련법률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처벌을 강화한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처벌이 강화된 법률에도 여전히 구멍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모임의 김자혜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식품위생법의 약한 규제와 처벌, 감시체계의 다원화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져 발생했다"며 "통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 한 가지를 강조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처방법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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