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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펌-경향뉴스메이커]만두 태생부터 '속임수'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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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1-20 21:45 | Hit :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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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두 태생부터 '속임수'서 비롯됐다-[커버스토리]제갈량이 '가짜 사람 머리'로 물귀신 속여...무궁무진한 만두 이야기
2. 경향뉴스메이커, 2004-06-17
3. 박주연기자
4. 키워드
식약청
5. 기사내용
"맛있어요?"(미도) "씹지도 않았다."(대수)
영화 [올드보이] 중 주인공 대수(최민식)가 중국집에서 만두를 먹으면서 미도(강혜정)와 나누는 대화다.
최근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영화 [올드보이]에서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소재는 다름 아닌 군만두다. 주인공 대수가 사설감옥에서 탈출한 후 자신이 15년간 먹은 군만두의 맛으로 만두를 배달한 중국집을 알아내는 과정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상당수 젊은이는 영화를 본 후 군만두를 먹으면서,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를 다시 음미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렇게 사랑받던 만두가 문제를 일으켰다. 최근 썩은 단무지를 넣은 '쓰레기 만두' 파문때문이다. 얼마 전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 때문에 닭고기와 쇠고기 소비가 뚝 떨어졌지만 병들어서 못먹게 된 그런 파동과 달리 이번 만두 파동은 인간의 추락한 양심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전 국민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소 만두광이며 [올드보이]의 주연을 맡았던 최민식도 한 인터뷰에서 "뉴스를 보자마자 집에 전화해서 냉장고에 있는 만두를 다 버리라고 했다, 그런 자들은 사형시켜야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삼국시대부터 전해졌을 가능성
만두는 가장 서민적인 음식의 대표주자다. 또한 만두는 조리자의 창의성에 따라 무궁무진한 맛이 나오는 음식이다. 흰색 만두피 속에서 과연 어떤 맛이 나올지 기대를 갖게 한다는 점이 만두의 매력이기도 하다.
사실 만두는 탄생부터 '속임수'에서 비롯됐다. 만두의 기원 중 일반에 잘 알려진 것은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과 관련된 고사. 남만 정벌에 성공한 제갈공명은 촉나라로 돌아오는 길에 노수라는 강의 험한 물살로 어려움을 겪었다. 주민들은 물귀신의 조화라면서 사람 머리 49개로 제사를 지낸 뒤 강물 속에 던져야 물살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갈공명은 "이미 남만 정벌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는데 더 이상 무고한 사람 을 죽일 수 없다"며 밀가루 반죽 속에 소, 양, 돼지고기 등을 다져 넣어 사람 머리 모양으로 만든 후 제사를 지내고 노수를 무사히 건넜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래한 음식이 남만 사람의 머리라는 뜻의 '만두(蠻頭)'이고 이것이 '만두(饅頭)'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결국 밀가루 반죽에 고기를 넣은 '가짜 머리'로 물귀신을 속인 것에서 만두가 유래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는 만두가 고려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삼국시대부터 전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고려사를 찾아보면 충혜왕(1343년) 때 주방에 들어가 만두를 훔쳐 먹은 자를 처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려시대 밀가루빵을 '상화'라고 하고, 고려가요에도 그것을 파는 '쌍화점' 노래가 등장한다. 충렬왕 5년에 승지였던 오잠이 지은 고려가요 〈쌍화점〉은 "내가 상화점에 상화를 사러 갔더니'로 시작하는데, 상화란 밀가루에 술을 넣어 부풀린 반죽 안에 채소와 팥소을 넣고 찐 음식으로 중국의 만두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궁에서도 배추김치가 들어간 만두를 빚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았다. 정길자 궁중음식연구원 교수는 "조선시대 궁중 문헌을 보면 만두류 중 메밀가루가 들어간 만두가 밀로 피를 빚은 만두보다 많다"며 "소는 고기, 두부, 숙주나물, 김치 등을 재료로 사용했으며 꿩고기도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정조지]라는 책을 보면 만두는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이고 밀가루로 만든 음식 중 으뜸이라는 기록이 있다"며 "만두소로 무를 사용했다는 기록은 [음식디미방]에 석류만두는 무를 곱게 채썰어서 데쳐낸 후 숙주와 닭고기, 미나리, 쇠고기를 합해 만두소를 만든다는 내용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헌 어디에도 이번에 문제가 된 '단무지'를 사용했다는 기록은 없다.
만두는 한국, 중국, 일본의 공통적인 음식으로 우리나라에선 특히 북한에서 많이 먹어 오늘날에도 함경도와 황해도 지방에서는 설날 떡국 대신 커다랗게 빚은 만두를 먹는다. 만두는 세계 곳곳에 퍼져 있어 국가별로 다양한 요리가 등장한다. 딤섬(중국), 사모사(인도), 차죠(베트남), 라비올리(이탈리아), 뽀삐아 사보이(태국) 등이 대표적인 만두요리다. 이들 요리는 모두 밀가루 피로 해산물,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야채 등 소가 될 만한 것을 싸서 찌거나 튀겨 먹는 음식이다.
고기-두부-숙주나물-김치 주재료
긴 역사 때문인지 중국의 만두는 '만토우'(소가 없는 만두) '빠오즈'(둥글고 소가 있는 만두) '사오마이'(얇은 피로 만든 찐만두) '훈뚠'(만두국)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서 소를 놓은 것을 만두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우리가 만두라고 하는 것을 '교자'라고 하고,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서 지금의 호빵처럼 껍질을 두껍게 만드는 것을 '만두'라고 부른다. 고기나 팥소가 들어간 것은 포자라 하고, 소를 넣지 않은 것은 만두라고 한다.
무 가격 싸고 저장성 길어 유리
우리나라의 만두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업계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전체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천억원. 이중 할인점-수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만두제품의 규모는 약 2천억원 수준이다. 나머지 3천억원어치는 학교 급식이나 재래시장, 일반 분식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들 만두는 150여 개 군소업체가 대부분 생산하며, 자체 판매루트가 없어 대기업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한 곳이 많은 편이다. 영세업체들은 대기업으로부터 OEM을 따내기 위해 최대한 원재료 값을 낮춰 저가의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번 '쓰레기 만두' 파문을 지켜보면서 '왜 만두 안에 무가 들어갔을까?' 하고 궁금해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격이 싸고 저장성이 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쌀 때 사두었다가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 아삭거리는 감과 구수한 맛 때문에 무를 사용하고 특히 무말랭이의 경우 고기맛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이 맛이 소비자를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원래는 제주산 무말랭이를 주로 사용했지만 물량이 모자라 중국에서 수입하면서 품질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대다수 대기업은 2000년을 전후로 무를 빼고 배추, 양배추, 대파 등을 썼지만 일부 영세업체는 값이 상대적으로 싼 무를 선호했고 이번에 '쓰레기 만두' 사태까지 이어진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영화 [올드보이]에서처럼 만두의 맛으로 중국집을 찾아내는 설정이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만두소를 썩은 무로 만들었든, 제대로 된 재료로 만들었든 간에 몇몇 업체가 만두소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는 대부분 중국집의 만두맛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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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영루 '누명은 벗었지만...'
이번 '쓰레기 만두 파동'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뭐니뭐니해도 물만두 전문기업 '취영루'. 취영루는 식약청이 6월 10일 발표한 불량만두 제조업체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취영루는 이 사실에 발끈하며 일간지 광고를 통해 결백을 호소했지만 이마트 등 전국 대형 할인점에서 반품이 쇄도, 급기야 식약청 발표 다음날인 11일부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했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11일 오전 경기 파주에 있는 취영루 만두생산공장은 음산할 정도로 조용했다. 몇몇 직원만 먼지가 끼지 않도록 기계를 청소하는 모습만 눈에 띌 뿐이었다. 재고가 쌓여 있는 창고는 더욱 심각했다. 할인점 등에서 반품 들어온 만두로 여유 공간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평소 만두의 빠른 회전을 위해 '1단 적재'를 철칙으로 하고 있었지만 2단, 3단으로 쌓인 만두 때문에 창고는 몸살을 앓고 있었다.
취영루의 박정원 품질관리팀 과장은 "며칠만 더 지나면 이 만두는 모두 폐기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과장은 "취영루는 지난해 7월 1백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파주에 최신 설비를 갖추는 등 위생적인 제품 생산에 주력해왔다"고 말한 뒤 "이번 식약청의 발표로 회사 존립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취영루는 이날 오후 식약청의 추가 조사 결과 쓰레기 만두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취영루가 2001년 납품받은 절임무 1,080㎏은 직원식당 반찬용 단무지였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혐의는 하루 만에 벗은 셈이었지만 식약청의 성급한 발표로 훼손된 한 기업의 명예는 과연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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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제조업체와 상호 비슷해 곤욕"
인터뷰-고재춘 해태제과 냉동마케팅 팀장
이번 쓰레기 만두 파동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만두란 이유만으로 죄없는 냉동만두업체까지 된서리를 맞아 업계 전체가 패닉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식양청 발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해태, 풀무원, 대상, 삼포식품 등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냉동만두를 생산, 판매한다는 이유로, 이들 업체에도 연일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환불요청, 반품이 잇따랐다. 특히 지난해 5백3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만두업계 1위인 해태는 주력제품인 '고향만두'가 불량만두소 제조업체로 발표된 '고향냉동식품'과 이름이 비슷해 곤욕을 치렀다. 고재춘(35) 해태제과 냉동마케팅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만두파동으로 마음고생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고향냉동식품으로 인해 피해가 막심하다. 그 회사는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하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직원 10여 명의 소규모 회사다. 상호가 우리의 고향만두와 비슷하다보니 식약청 발표 후 오히려 소비자들의 항의전화가 더욱 빗발쳤다."
으뜸식품, 비전푸드 등 이번에 불량 만두소를 납품한 업체에서 거래제안을 받은 적은 없었나.
"없었다. 다만 무말랭이 재료가 싸다는 것을 알고 있어 원가절감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검토를 고려했지만 불량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여 검토 자체를 접었다. 최고품질과 신토불이 건강식이란 해태만두 이미지가 더욱 중요했다. 무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가장 위생적으로 알려진 한국냉동에서 잡은 국산 돼지고기와 두부, 파, 양파, 양배추, 고추 등이 들어간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만두를 생산하는데 위생은 어떻게 검증하고 있나.
"OEM이지만 모든 설비는 해태것이고, 해태직원이 상주해 있다. 원료, 제조, 보관, 관리 시스템을 해태 본사가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 또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만두는 100% 고향만두에만 납품한다. 고향만두는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도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소비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은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식약청은 사건 발생 후에 해당 업체명을 재빨리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와 기업에 모두 피해를 입혔다. 소비자는 안전한 식품에 대해서도 알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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