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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펌- 뉴스메이커][육류대란]미 광우병은 '예고된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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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1-30 21:42 | Hit :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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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육류대란]미 광우병은 '예고된 인재'
2. 뉴스메이커 556호, 2003.12.30
3. 정재용 기자 politika95@kyunghyang.com
4. 키워드
광우병, 검역시스템, 맵튼 지역, 론 드헤이븐 박사, 레스터 프리드랜드 박사, 간염, 림프종
5. 기사 내용
미국 워싱턴주의 맵튼 지역에 있는 2,000여 명의 주민은 2003년 12월 24일 광우병에 걸린 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전화벨은 끊임없이 울렸고 주민의 속삭임은 그치지 않았다. 문제의 소가 있었던 곳으로 알려진 한 목장에 미국 전역에서 기자들이 몰려들었으나 보안관 등은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목장 안으로 전화를 걸어도 대답은 없었다. 맵튼 지역만 소란한 것은 아니다. 광우병이 미국에서 처음 발생한 가운데, 미국 전역이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로 들끓고 있다.
미국은 광우병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해왔다. 영국에서 광우병 파동이 발생하자 미국은 1997년 관련법을 제정, 소나 양과 같은 반추동물의 사체에서 나온 부산물을 반추동물의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미국은 도살장에 끌려온 소 가운데 '제대로 걷지 못하는 소'에 대해 광우병 여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증상이 광우병의 징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소만 검사
이와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번 사태가 '시간 문제'였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검역시스템이 허술했다. 도살장에 끌려온 모든 소를 검사하는 대신, 미국은 오직 '증상'을 보이는 소만 검사했다. 하지만 2001년 광우병 파동을 겪은 일본은 최신 기술을 도입해 모든 소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겉으로 '증상'이 없는 소가 광우병에 걸린 사실을 발견해내기도 했다.
기간도 오래 걸려 유통경로 못 찾아
'증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작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미국의 한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검사관은 간염이나 림프종 등의 병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소를 그냥 통과시켰다. 1985년부터 10년간 미 농무부의 수의사로 근무했던 레스터 프리드랜더 박사의 증언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근무기간 동안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도살공장에서 소 검사를 담당했다. 이 공장은 하루에 2,000마리의 소를 처리했는데, 그는 새벽 5시 30분부터 1,200마리의 소를 검사해야 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한 마리씩 붙잡고 이상은 없는지, 제대로 걸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지만 그는 한꺼번에 이동하는 6마리의 소를 '대충' 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두번째나 세번째 소를 볼 수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이었다"며 "6번째 소를 보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걷지 못하는 소는 19만5천여 마리이다. 하지만 2002년 검사된 소는 2만5백26마리로 약 10.5%에 불과했다.
'우연히' 증상을 발견했다고 해도 검사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의 경우, 신경조직은 2003년 12월 9일 도살 당일 채취됐지만 아이오와주에 있는 미국 정부의 연구소에 도착한 것은 12월 11일이었다. 샘플은 12월 17일쯤에 이르러서야 검사했는데, 여기에도 5일의 시간이 걸렸다. 첫 결과가 나온 것은 12월 22일. 양성 판정이 나오자 다른 검사가 시작돼 결국 12월 23일에 이르러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또한 영국의 연구소에서 광우병 확정 판결을 받는 데에도 이틀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결국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려 미국 정부는 도살 뒤 생산된 고기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점에서 미국 농무부의 수석 수의사 론 드헤이븐 박사는 "기존 검역시스템의 목적은 병든 가축이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하는 게 아니다"라며 "식품안전검사가 아니라 '감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미국의 검역시스템은 약 95%의 발견율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반추동물 사체로 사료 제조 허용
이런 까닭에 지난 수년간 미 의회는 '걷지 못하는 소'를 도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법을 만드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농장측의 반대 로비 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2003년 미 상원은 위 법안을 찬성했으나 같은해 7월 하원은 근소한 차로 법안을 부결했다. 반대측 로버트 굿라테 하원의원(공화당-버지니아주)은 "법이 통과된다면, 광우병에 걸린 소를 불법으로 유통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농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7년 제정된 광우병 예방 관련 법안도 허점을 안고 있다. 반추동물의 부산물로 반추동물사료를 만들 수 없게 한 이 법은 반추동물의 사체로 돼지나 닭 등 다른 동물에게 먹일 사료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나 닭이 또다시 소의 사료로 만들어질 수 있어 광우병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도살된 소의 피와 지방은 송아지의 먹이로 제공된다. 피의 혈장은 광우병의 원인인 '프리온'을 전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도살장에 끌려오는 모든 소를 검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왔다. 2003년 5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1997년 '프리온'의 존재를 밝혀내 노벨상을 받은 스탠리 프루시너 교수(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는 앤 비니먼 미 농무부 장관을 찾아가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할 것은 시간 문제"라며 "더 많은 수의 소를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광우병으로 고생했던 영국과 일본은 미국과 달리, 기준을 만들어 소를 검사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도살장에 끌려온 소 중 30개월 이상된 소는 전부 검사하고 있다. 농장에서 병 등으로 죽은 24개월 이상된 소도 검사 대상이다. 2001년 광우병 파동을 겪은 일본은 영국처럼 30개월 이상된 소에 대해서만 검사하려고 했으나 일본 소비자들의 반발로 도살장에 끌려온 모든 소를 검사하고 있다. 덕택에 일본은 2003년 가을 21개월과 23개월 된 소에게서 광우병을 발견, 사태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미국도 영국이나 일본과 같이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프루시너 박사는 "당장은 30개월 이상된 소를 대상으로 하되, 점진적으로는 모든 소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며 "필요한 비용은 고기 1파운드(약 450ｇ)당 2~3센트(약 20~30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광우병도 우릴 막을 수 없다
이번 광우병 파동으로 가장 곤란을 겪을 이는 누구일까. 흔히 쇠고기산업 관계자나 식당 주인이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들보다 더 고통을 받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앗킨요법 추종자들이다. 앗킨요법은 1972년 미국 쇠고기산업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로버트 앗킨 박사가 설계한 식이요법. 탄수화물을 덜 먹고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으로 쇠고기가 주된 식단이다. [뉴욕타임스]는 광우병 파동이 발생한 다음날 앗킨 추종자의 홈페이지에 접속,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기사에 따르면 앗킨 추종자는 여러 부류로 나뉘고 있다. 닭고기나 돼지고기 등 대체 '단백질 공급원'을 먹는 이가 나타나는가 하면 쇠고기를 직접 갈아먹는 이도 등장했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신경조직이 포함되지 않은 살코기만 먹는 것은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은 여전히 쇠고기를 즐기고 있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앗킨요법으로 2003년 7월부터 약 30㎏의 체중감량에 성공한 레이첼(31)은 "워싱턴 지역에서 발생한 단지 한 건의 광우병일 뿐"이라며 "감기같이 번진다면 걱정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앗킨요법을 소개하고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www.atkins.com)는 광우병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의 음식 공급체계는 안전하지만 쇠고기뿐만 아니라 생선이나 돼지고기 등도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다"며 "광우병을 걱정하는 이는 이런 식품을 통해 앗킨요법에 따를 수 있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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