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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펌-한겨레] 아르헨 '물꼬' 민영화 10년 다국적자본, 물값 수위조절(200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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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8-04-11 14:41 | Hit :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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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르헨 '물꼬' 민영화 10년 다국적자본, 물값 수위조절
2. 한겨레신문, 2003년 1월 28일
3.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4. 키워드
부에노스아이레스, 수도사업 민영화, 민간업체, 노동단체, 수도관리국, 민영화가 가져오는 폐해, 요금인상
5. 기사내용
“조용히 이뤄졌다. 하지만 어떤 비극적인 결과가 다가올지 모른다.”
지난 14일 남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난 후안 아발 메디나(33)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 교수가 이 나라 수도사업 민영화를 겨냥해서 한 말이다.
민영화 문제 연구자인 그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1993년 철도와 전기·가스 등 많은 기간산업을 ‘민영화’했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에 따라 다국적기업 등 민간업체한테 각종 정부사업권 및 국영기업들을 팔아 넘겼다. 노동단체 등의 저항이 있었지만, 방향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물 민영화’는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이뤄졌다. 이에따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와 17개 근교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하수도 사업이 아구아스아르헨티나스란 기업의 손에 들어갔다. 30년간 이 회사가 이들 지역에 물 서비스를 맡는다는 게 정부와 이 회사의 계약내용이었다. 이 업체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인 수에즈가 지배 주주(39.93%)다. 또다른 프랑스 다국적기업인 비방디도 7.5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북서쪽의 투쿠만 등 몇몇 지역도 정부 산하 수도관리국이 운영하던 물서비스 및 하수도 사업을 이렇게 민영화했다.
그로부터 거의 10년이 흘렀다. 수도관리국과 관련 기업들은 민영화 이후의 물 사정이 크게 개선됐다며 성과를 다투어 자랑했다. 수도관리국 관계자는 “10년 동안 누가 봐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구아스아르헨티나스 쪽도 “낡은 수도관이 교체되고 수압도 높아졌고, 수질도 한결 나아졌다”고 강조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쪽 라노스 지역의 빈민촌에 사는 프란시스코 갈리시아(61)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디나 교수를 비롯한 많은 지식인과 민간단체는 여전히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이 나라 북서쪽의 투쿠만에서 이미 물 민영화가 가져오는 폐해를 익히 보았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 가장 작은 주인 투쿠만도 1993년 물 서비스와 하수도 시설을 비방디의 자회사 비방디인바이런먼트와 계약해 민영화했다. 한동안 물사정이 좋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2년 뒤인 1995년, 이 주의 주민들은 어느날 무려 104%나 오른 수도요금 청구서를 받았다. 요금인상은 물론 이 회사의 결정이었다. 주민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매일 마시는 물을 민간기업에 의존하고 있고 그들이 요금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애초 주정부와 계약했을 때와는 달리 이 회사는 별다른 투자없이 물값만 엄청나게 올렸다는 것도 알게 됐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뒤따랐다. 주민들은 근본적으로 민영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아예 주정부와의 장기계약을 파기하도록 요구했다. 이듬해 주민들의 80%는 아예 수도요금 납부를 거부했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환경주의자들과 소비자그룹, 노동단체 등의 뜨거운 참여가 잇따랐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 98년 거센 저항에 굴복해 투쿠만을 떠났다. 약속된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단지 물값만 올린 그들의 횡포에 대한 주민들의 반격의 결과였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물 민영화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도 이런 민영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민영화 이후 이 지역은 물공급 체계의 현대화 덕택에 99년에는 수돗물 서비스를 받는 비율이 70%에서 82.4%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민간단체는 물론 수도관리국조차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우선 민영화 전후로 투쿠만의 경우처럼 수도요금이 크게 인상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아구아스아르헨티나스의 마르셀로 베르톨리노는 “이는 상하수도 시설 건설에 따른 막대한 비용 때문일 뿐 인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기업은 이윤이 남는 상수도만 시설을 확충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투쿠만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모습은 수도사업을 민영화한 세계의 어떤 곳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실제 볼리비아·에콰도르·파나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물이 과연 상품이 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케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환경 및 자원보호협회’의 마리아 파올라는 “국가는 누구나 생명의 필수원인 물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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