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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경향] 달동네 주민들 도서관 건립 ‘작은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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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3-12-30 17:16 | Hit :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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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가는 기사입니다. 우연히 읽고서 퍼 올립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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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주민들 도서관 건립 ‘작은기적’
서울 용산구 용문동 125번지. 좁은 골목길에 대문도 없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달동네인 이곳에 지난 21일 작은 ‘기적’이 이뤄졌다. 바로 주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
스스로 세운 도서관이다.
주민들이 도서관 건립에 나선 것은 지난 8월. 고층 재개발 아파트에 둘러싸여 섬 아닌
섬이 된 동네에서 아이들은 어두운 골목, 시장통을 누비며 놀아야 했다.
‘애들만이라도 안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민 50여명이 모여 도서관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비어있는 동네 파출소를 도서관으로 꾸며보려 했지만 공무원들의 책임 떠넘기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 동네 부동산 아줌마가 나서 1년동안 비어있던 집 주인을 설득해
월세 15만원의 싼 값으로 20평 남짓한 공간을 마련했다.
동네 청년들이 한달 가까이 폐가를 수리했다. 물이 새는 수도를 고치고,
연탄 아궁이를 들어내고 보일러를 놓았다.
도서관 김재경 사무국장은 “붕어빵 아저씨, 빵가게 아저씨, 완구점 아줌마 모두
정말 우리 동네에 도서관이 생기는 거냐며 쌈짓돈을 털어줬다”고 설명했다.
주민 유은숙씨(34·여)는 “아이들 책 한권 사줄래도 동네에 서점이 없어 시내까지
나갈 정도였는데 도서관이 생기다니 기적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전히 부족한 책. 동네 할머니들까지 책을 들고 찾아 오지만 철자법이
틀릴 만큼 옛날 책들이다. “시장에서 안놀아도 돼 무척 좋은데, 책이 더 많았으면…”이라는
강희재양(11)의 소망이 새해에는 이뤄질지. (02)6081－6150
〈정유진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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