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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4-01-17 12:24 | Hit : 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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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기사가 났길래 긁어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유+공간'이 주로
천착하는 이론에 찬성하지 않지만, 이런 공간을 한 번 대전지역에서
충대와 카이스트를 활용해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듭니다.
물론 지명도가 꽤 있는 인물이 몇 명 있어야 겠지만요.
이전에 한 번 이야기한 적 있는 지역 진보학생포럼 같은 걸 시발점으로
이런 공간을 함 기획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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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공동체 ‘수유+너머’ 겨울강좌 후끈
수강신청 밀려들어 “새 지식욕구 분출”
지난 12일 저녁. 서울 종로 4가 종묘공원 담길 골목의 3층 건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하루 일과를 마친 회사원에서부터,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온 학생, 교사, 주부도 있었다.
건물 외벽에는 ‘연구공간 수유+너머’라는 커다란 간판이 붙어 있었다.
회사원부터 학생 교사 주부도
이날은 ‘자본주의를 보는 여섯 개의 시선’이라는, 주1회 6주 일정
겨울강좌의 첫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회원들이 2층 카페와
3층 세미나실에서 1층 강의실로 의자를 가져다 나르느라 분주했다.
수강자가 적정규모를 훨씬 넘어선 100여명에 이른 것이다.
고병권 공동대표는 “이미 며칠 전에 강좌팀이 수강신청을 제한했지만
수강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지식과 다른 방식의
삶에 대한 욕구가 이들을 이 곳으로 불러모은 것이다.
위계질서 없어 “자유로운 사고”
첫 강좌의 강사는 이진경 서울산업대 교수. 80년대 후반 사회구성체논쟁을
주도했던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의 지은이로 유명하다.
고미숙씨와 함께 수유+너머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수유+너머라는 독특한 이름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연구소가 하나로
합친 데서 나왔다. 고미숙씨 등 고전문학 연구자들이 1997년 개인적 연구공간으로
만든 수유연구실과 99년 서울사회과학연구소에서 독립한 철학연구자들이
만든 연구모임 ‘너머’가 2000년 봄 한살림을 차린 것이다.
수유연구실쪽이 너머의 이진경·고병권씨 등에게 몇차례
초빙강의를 맡긴 게 인연이 됐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지식생산을 위한 연구공동체’를 지향하는
연구실 식구들은 이 곳이 웬만한 제도권 대학보다도 활발하고
풍성한 담론생산 공장임을 자부한다. 일반회원만 60여명에다,
매주 평균 10여개의 세미나와 강좌가 진행중이다.
분야도 철학·문학·영화·불교학·생명과학·한의학·정신분석·고전강독 등
온갖 영역을 넘나든다. 지난해 연구자들이 써낸 책만도 10여권을 헤아린다.
한달 800만원 운영비 자급자족
대학과 학맥의 위계질서에 얽매이지 않다 보니 자유롭고 거침없는
사고의 ‘탈주’가 가능하다. 사고의 자유분방함은 학제간 경계와 고정관념을
넘어 전방위를 아우르는 영역에 대한 실험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생생한 현실에서 담론 생성의 지점을 포착해내고 흥미로운 지식을 생산해낸다.
고 대표는 “수유+너머가 생산하는 진보담론은 사회운동의 한 영역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표”라면서 “삶과 지식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임을 몸으로 알아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인류학적 보고서’까지 출간
수유+너머는 연구공동체일 뿐 아니라 생활공동체이기도 하다.
지식 생산에서부터 일상 생활까지 모든 것이 자율적인 ‘코뮌’ 방식으로 운영된다.
세 층을 다 합치면 120평쯤 된다. 1층은 대형강의실과 주방, 2층은 멋진 창밖
풍경과 음반을 갖춘 카페, 3층은 책들이 빼곡한 세미나실·집필실·수련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건물 월세와 운영비만도 한 달 평균 800만원 가량이 들지만
한 번도 ‘펑크’가 난 적이 없다. 일반회원 회비, 세미나 회비, 특별회비,
주방과 카페 수익금, 외부기고료 등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연구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도 사카이 나오키(미국 코넬대 아시아학과 교수),
미조구치 유조(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쑨거(중국사회과학원 교수),
거번 매코맥(호주국립대 교수) 등이 다른 목적으로 방한했다가 이 곳을 다녀갔다.
정작 국내에서는 대학강단을 포기했던 고미숙씨는 올 가을 미국 코넬대로부터
6개월 과정의 교환교수로 초빙됐다. 마침 고씨가 연구실의 모든 것을 소개한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사진)(휴머니스트 펴냄)라는 책이 이제 막 나왔다.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라는 부제가 책의 성격을 간결명료하게 보여준다.
고 대표는 “17일 연구실 회의 때 번역, 생명과학, 현대 자본주의, 탈식민주의,
글쓰기, 고전평론 등 8개 분야에서 1~3년 예정의 프로젝트형 세미나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하반기에는 학술잡지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중강좌뿐 아니라 안정적 커리큘럼으로 고급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대학원 과정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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