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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4-11-30 09:49 | Hit :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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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참터 집행위도 있었고 참터지기 회의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심각하고 마음이 편치 않은 그런 논의도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많은 반성을 합니다. 일들을 너무 쉽게 예측하고 너무 쉽게
예단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그런 반성입니다.
저는 어제 집행위에서 함께 논의했던 그리고 참터지기 회의를 같이
했던 분들과 논의하고 이야기하면서, 보통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결정하고 끝내버릴 일들을 또 고민하고 또 생각하고 우리가 할 일을
더 찾아보자고 하는 모습들이 좋았습니다.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눈다는 게 어떤 건지를 마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문득 다른 생각이 들더군요. 참터처럼 이렇게 작고 무난한 단체도 한발짝
한발짝 떼기가 이렇게 힘들게 느껴지는데, 이 땅의 수많은 민초와
노동자들이 겪는 아픔들은 얼마나 클지. 뒤에서 봤을 때는
'에이 이게 뭐야' 정도로 밖에 못들을 지라도 선배들이 만들었던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땀과 눈물을 통해서 이루어졌을 것인지.
괜히 마음이 아프네요.
이렇든 저렇든 저희도 한 발짝을 내딛었기에 앞서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뒤에 오는 이들이 지켜보리라 하는 생각이 듭니다.
리영희 교수님이 옆에 두고 좋아하셨던 서산대사의 시구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路雪夜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길을 걸을 때 흐트러지게 걷지 말라.
내가 걷는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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