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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영덕
Date : 2007-10-23 13:16 | Hit :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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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공성 확보 정책의 시금석이 된 대전시
대전시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시민대책위
나날이 발전하는 교통 환경 때문에 사람들은 대전시를 이전 보다 더 흔하게 만나고 있다. 대전시는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주요 배후도시로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규모나 시의 기능면에서 보면 대전시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미흡한 점이 없지 않은데 유감스럽게도 대전시는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지역에 거점이 되는 공공병원이 없는 몇 안되는 도시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대전시가 이러한 공공병원에 관해 원래 아무런 생각이 없는 도시가 아니었다. 약 10년 전부터 대전시가 시립병원을 짓겠다고 토지개발공사와 약속한 약 7,000평의 땅이 대전시 동구에 있다. 하지만 그동안 공공병원 설립은 시정 운영과정에서 정치적 우선순위가 낮아져 고려조차 안하고 있다가 참여정부 들어 공공보건의료 확충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대전시에 지방의료원 형태의 공공병원 설립을 권고하였지만 국비지원이 적다, 대전시 재정에 부담이 된다 하면서 발을 뺐었다. 그러다 최근 대전시 동구청이 이곳 공공병원 설립을 목적으로 되어있는 의료용지를 용도 변경하여 동구청을 짓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태이다.
급속한 경제발전을 위해 바삐 살아온 한국 사회가 최근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고령화가 점차 현실이 되면서 보건의료분야에도 ‘모두를 위한 사회 만들기 문제’를 중요 논제로 삼고 있다. 이는 어떤 계층, 성, 인종 등의 차별 없이 누구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고르게 갖자는 것 즉, 의료의 공공성 확보와 같은 일맥상통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그 동안 의료분야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간의 경쟁이 심해 제왕절개 분만율 및 항생제 내성균 출현율이 높은 의료의 과다 및 과오 이용이 많으며 알게 모르게 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본인부담금 문제 때문에 저소득계층의 의료 이용에 장애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모두의 건강을 위한 의료정책에서 현재 의료시스템이 상당 부분을 기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한 현재 의료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분석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당연한 정책 과정이다. 현 참여정부는 지역에 거점이 되는 공공병원을 설립하여 저소득계층의 의료장벽을 해소하는 안전망으로서 기여할 뿐 아니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과다 및 과오진료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였다. 이는 이전까지의 낙후하고 쇠락한 공공병원의 이미지를 벗고 현대적이고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공병원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이러한 기관에 대한 각종 평가를 시행하고 평가에서 우수한 공공병원으로 선정이 되면 다양한 지원을 병행하고 있어 국민의 입장에서 많은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러한 정책 흐름과 무관하다. 바로 지역에 거점이 될 만한 공공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위기가 있다. 바로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던 대전시의 대전의료원 설립과 관련한 보건복지부의 정책(단지 서류상 정책일 뿐이고 이에는 대전, 광주, 울산도 포함)에 대해 올해 7월에 있었던 감사원 감사에서 대전이 병상 과잉 지역이기 때문에 투자 노력을 중지하라는 지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대전시의 현실을 알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행정에서 비롯된 감사이다. 대전시를 좌우로 절반을 나누어 보면 정부청사와 시청사가 있는 서쪽은 매우 발전하였고 병의원도 많지만 대전역이 있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한 동쪽은 낙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병원도 부족하여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무엇보다 대전시가 2010년까지 보건의료 정책구상을 담은 제4기 지역보건의료계획에 대전 동구에 병원이 필요하여 신규 증설이 되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는데 감사원에서 대전에 병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정부의 정책을 제지하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특히 감사원은 현 정부의 공공병원 기능 강화 시책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직 적자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로 공공병원 설립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이제까지 대전시가 보여 왔던 태도와 비슷한데 투자는 작게 하고 이득은 높여 공공병원을 경쟁의식이 치열한 민간병원과 똑같이 만들거나 아니면 민간병원이 알아서 설립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주장이면 모든 공공병원은 성형외과나 피부과만으로 운영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노숙자 등 저소득계층의 진료가 외면 받아도 좋다는 것인가?
보건소 및 복지시설 심지어 일부 민간병원에서도 경제적인 이유로 입원치료가 곤란한 환자가 있다. 건강보험증이 없거나 있어도 전혀 지불능력이 없는 저소득계층 및 일부 본인부담이 있는 기초생활보장대상자의 진료는 공공병원이 아니면 담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음을 일선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업무 담당자들은 잘 알고 있다.
한국사회가 점차 발전하면서 제반 민주주의 과제는 언뜻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본질을 깊이 관찰해야 나타나도록 되었다. 대전시의 공공병원 설립이 없어도 별 불편 없이 살아 온 일상인의 관점 보다는 이제껏 민간 병의원간 값비싼 서비스 제공 경쟁과 환자 유인을 위한 과도한 웃음 경쟁 이면에 놓치고 있는 인간적 의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탐구적 관점이 필요하다.
대전시는 지금 전국적으로 교통의 중심, 행정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의료의 공공성 확보의 징검다리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주목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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