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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오마이]이슈제기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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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6-06-08 09:21 | Hit :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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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5일까지 작성하기로 했던 칼럼이었는데 조금 늦어졌습니다. 여전히 딱딱한 건 피할 수가 없네요. 시간도 없고 생각나는 것도 없고 그냥 떠오르는 대로 썼습니다. 처음 작성되었던 데에는 아래 내용이 앞부분 적당한 곳에 삽입되어 있었는데 좀 기분나빠할 것 같기도 하고 논점을 전개하는 데 불필요한 것 같아서 뺐습니다. 하지만 저나 참터 멤버들 뿐 아니라 식자나 활동가들이라 불리는 그룹에 대해서 갖는 저의 솔직한 생각은 아래 구절에 더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냥 함 보세요.
"조선 중기 이후 훈구파를 몰아내고 사림파가 정권을 잡게 된다. 하지만 이들 사림파는 말로는 도학정치를 떠들다가 임진왜란으로부터 백성을 지켜내지 못했고, 전후 질서를 복구하는 과정에서도 자기들의 계급적 이익을 확보하는데 급급했을 뿐 백성들의 삶은 뒷전이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실리 없는 명분으로 병자호란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조선왕조 말기의 퇴행적인 사회체제를 연명해가는 자들이 되고 말았다.
어느 누구도 IMF로부터 민중들을 지켜내지 못했다. 전쟁만큼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다하나 민중의 삶을 파괴하는 정도는 엄청났다. 지식인들과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 또한 IMF 앞에서 무기력했다. 경고의 신호도 보내지 못했고 대책을 준비하지도 못했다.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문제로 여러 노동자들이 스스로 삶을 끊는 경우가 많았는데 해결된 것은 무엇인가? 어디선가에서 아직도 같은 문제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이 있으리라. 일반 대중들은 이런 것 하나하나를 몸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누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자인가를 본능적으로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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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되풀이된다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모르겠으나 최근 세상이 돌아가는 걸 보면 그 말이 딱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최근의 지방선거 결과를 볼 때 민주주의란 참 훌륭한 제도라는 걸 깨닫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한나라당의 압승과 민주노동당의 실패를 놓고서 우리네 사람들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느니 하면서 왈가왈부하는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처럼 자신의 의사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식자들이나 정치꾼들이 일반 대중을 어리석은 이들로 생각하지만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대중이 그들보다 상식적으로 옳은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황우석 사건을 놓고서 그렇지않다라고 이야기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일반 시민들이 순진하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였지 스스로가 잘못된 판단을 내린 건 아니었다라고 본다. 오히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사실을 왜곡하고 숨기기에 급급했던 정부와 언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토 결과에 대해서 발언했어야 함에도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관료와 기득권 집단의 눈치만 보던 과학기술자들이 대중의 신뢰를 저버리고 판단을 흐리게 만든 것이 더 문제가 아니었던가?
이번 선거결과는 정치인들뿐이 아니라 이런저런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여러 시민사회단체에 암시하는 바도 적지 않아 보인다. 필자가 속한 시민참여연구센터(이하 참터)를 비롯해서 지역사회의 시민사회단체들도 스스로를 돌이켜 볼 때가 아닌가 싶다. 활동가의 관점이 아니라 지역에서 생활하고 살아가는 시민의 입장에서 말이다. 이슈와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도 충분했던 옛날을 그리워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자족적인 활동이나 자기위안적인 행사에서 머무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제야말로 정부나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담론 행위를 넘어서서 지역사회의 본질적 문제를 직접 대면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실천들이 주의 깊게 기획되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보다 더 사람들의 일터와 삶터에 밀착해야 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구체적인 노동과 삶은 복합적이어서 문제 해결 역시 그 문제를 둘러싼 환경을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만 가능해진다.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을 나누고 다시 환경운동과 나누고 지역정치나 교육 같은 분야는 애써 외면하는 식으로는 결코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이슈만 제기해도 의미가 있던 시절에는 대학의 교수나 명망가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문제에 직접 직면해서 해결하려고 들 땐 기초조사와 주민들과의 면담, 자료수집, 선전교육, 집합행동 등을 위해 발로 뛰어다닐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문제 해결과 실천 역량을 벗어난 담론이나 자족적 행위로 자기위안을 삼을 것인가, 아니면 문제의 실재를 붙잡고 현장에 밀착해서 유효한 실천들을 수행할 것인가?
‘지역사회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참여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참터 역시 이러한 고민에서 예외는 아니다. 참터는 기본적으로 전문가 단체이며 과학기술 부문운동에 속해 있다. 그와 동시에 참터가 추구하는 바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지역에 밀착해야만 한다. 참터는 갈등해결과 공생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점을 세우고 교육해야 하며,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학생들과 연구자들을 끊임없이 자극해야 한다. 문제 해결에 필요한 과학적 지식과 역량을 갖춘 전문연구자 그룹을 조직하고 네트워킹해야 할 뿐 아니라 그러한 네트워크를 창조/운영하는 능력과 의뢰받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시민과 연구자를 조직한 경험을 갖춘 코디네이터를 양성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참터는 지역사회에서 직접적으로 필요로 하는 과학지식의 창고로서 그리고 1차 자료에 대한 해석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야할 뿐 아니라, 다음의 질문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을 지역사회에 제시해야 한다.
1. 참터는 지역사회가 당면한 과학기술 관련 문제를 의뢰받고 해결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2. 참터는 지역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3. 연구단지 내 과학기술자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도록 하는데 얼마나 성공하고 있는가?
4. 고압적이고 배타적인 대학사회를 지역공동체와 소통하고 연결시키는 데 얼마나 성공하고 있는가?
5. 대전지역 내에 존재하는 사회적 분리와 격차 (외지인 중심의 연구단지/유성구/서구와 상대적으로 빈한한 구도심)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의 진정한 통합을 만들어 내는 데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참터는 과학기술 부문과 지역사회에서 주어지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1)연구의뢰 채널의 활성화와 다양화, 2)대학에서의 봉사학점/연구학점을 통한 학생 참여 확대, 3) ‘시민에 의한 과학’ 자료실 구축, 4)연구단지 내 연구소, 학교 등과의 협약을 통한 참여연구자 확보와 조사연구 역량 강화, 5)대학 내 과학상점 제도화와 STS (과학기술과 사회) 교육 실행 등을 실현해 내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목표들은 지역사회의 여러 사회단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실천으로 기획되고 배치되어야만 실현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고민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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