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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경향] 북한 핵실험 관련 긴급대담 (그나마 가장 객관적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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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6-10-10 16:06 | Hit :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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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호들갑입니다.
미국의 대응으로 봐서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당연히 예측해왔던 것들인데
호떡 집에 불난 것처럼 난리인 건 이 참에 자기 이권을 챙기겠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 봅니다. 위험하긴 하나 어쩌면 더 문제해결이 쉬워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단편적인 기사들만 나와서 답답해하고 있던 터에 경향신문에서 긴급하게 전문가 대담을 했습니다. 그나마 가장 객관적으로 상황 분석을 한 것 같아 글을 올립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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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강행］“北·美협상 진전 없으면 추가 핵실험 가능성”
입력: 2006년 10월 10일 08:30:27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정세가 위기에 직면했다. 경향신문은 9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김연철 연구교수와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조성렬 연구위원의 긴급 대담을 마련해 핵 실험 의미와 배경, 의도와 향후 전망 등을 짚어봤다.
▲조성렬(이하 조)=지금까지 공식적인 핵 보유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었다. 여기에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국으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등 세 나라가 있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네번째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연철(이하 김)=핵실험은 남북이 1991년 천명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공식적으로 깨졌음을 의미한다. 남은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북한을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할지 여부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전략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상태가 깨졌지만 ‘잠정적’ 상태로 보고, 다시 비핵화 상태로 최대한 빨리 돌리는 것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해서 핵 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북한은 핵실험 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대외관계 및 국내 경제사정 악화 등이 뒤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제사회에서 공동의 포괄적 접근을 마련 중이고 중·일, 한·일, 한·중 정상회담 등 정상회담이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도 북한이 실험을 한 것은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실험을 해야 할 절박한 요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현재 여러차례 시도한 나름의 개혁·개방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단됨으로써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 후계자 문제를 포함해 지도 체제 역시 불안정하다. 이런 상황에서 핵실험을 통해 긴장을 조성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함으로써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 구도를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핵실험 시점을 당 창건일을 하루 앞둔 9일로 잡은 것은 그런 맥락이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북·미관계 개선을 염두에 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관계 악화도 각오한 것으로 보인다. 대화 수순으로 가기 위해선 좀더 시간이 필요하고, 그에 앞서서 내부를 굳건히 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김=핵실험 배경은 국내·외적으로 나눠볼 수 있다. 국내의 정치적 배경이 핵실험 시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 핵은 그 자체가 체제 보장의 안전판이고 정권 유지, 경제 발전의 수단이다. 이는 북한이 핵 포기 시 내거는 조건이기도 하다. 북한은 핵실험 선언에 대해 미국의 반응이 기대 밖으로 나오자 오히려 핵 억지력을 갖고 급속히 긴장을 고조시키는 게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핵을 가짐으로써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고, 협상에서도 유리하다고 봤을 수 있다. 아마도 북한은 단기적으로 경제제재 등 각종 대북제재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얻을 게 훨씬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말’로 해서는 협상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낮자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북한은 제재가 강해질수록 ‘벼랑 끝 전술’로 갈 가능성이 높다.
▲조=북한이 핵실험을 ‘단발’에 그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핵실험을 하면 여러발을 한다. 파키스탄의 경우도 5~6발을 순차적으로 했다. 단발 실험은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향후 핵무기 양산체제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발산하기보다는 과학기술적 성과와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대외관계 개선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또하나는 주변국의 반응을 봐서 추가로 실험을 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북한이 오늘 실험 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발표하고 외무성 대변인 등 정부 발표로 마무리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에게 이런 능력이 있는 데 자제하는 거야’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북한은 부시 행정부 다음의 행정부까지도 고려하고 있을 수 있다. 북한은 핵을 가진 상황에서도 ‘협상의 길’을 남겨둔 게 아닌가 싶다.
▲김=북한은 외부 세계의 대응에 따라 긴장을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 향후 협상 국면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위협 행동이 나올 수 있다. 영변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인출할 수도 있다.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으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체제가 위기에 처했다. 핵 문제로 미국과 관계가 불편한 이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동북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당장 핵무장을 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핵 보유가 장기화하면 한국에 대한 핵우산이 논의될 것이고, 일본도 우파를 중심으로 핵무장이 거론될 것이다.
▲조=미국의 대응이 제일 중요한데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드러난 사실을 부인하기도 힘들 것이다. 미국은 과거 파키스탄에 했듯 일단 북한에 대해 금융제재,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유엔 안보리를 통해 압박에 나설 것이다. 한국과 중국에게는 제재 동참을 요구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대화의 여지를 남겨둘 것이다. 6자회담의 모멘텀(추동력)이 상실됐지만 가장 유용한 틀인 만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군사적 대응이나 무력 사용도 거론하는데 이는 지역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당장 중국이 반대할 것이다.
▲김=미국 입장에선 북한 핵무기의 해외이전을 막는 게 중요한 또 하나의 목표다. 따라서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을 좀더 구체적이고 폭넓게 추진하면서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요구해온 금융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이 문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밝혀왔다. 그리고 미국의 제재 중심의 대북접근법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해서 논란이 있을 것이다. 결국 제재의 시점이 지나가면 협상의 가능성도 모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설득이 있어야 한다. 북한을 두고 보면 제재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북한은 비민주적인 국가이므로 주민의 삶이 악화돼도 정책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강경파가 상황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제재를 통해 북한 정권의 지도부가 생각을 바꿀 수 있다거나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조=당분간 북한은 일체의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내년쯤 가야 국제사회의 대화 노력에 응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평화번영정책의 3대 원칙 중 하나인 ‘불핵 불용’이 깨졌다고해서 대북정책의 기조를 포기해선 안된다. 협상 방식의 변화와 유엔 결의 동참 등은 불가피하겠지만 대화의 끈을 놓쳐서는 안된다. 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풀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민간 차원의 협력이나 대화를 총동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여론의 관리가 중요하다. 자칫 남북관계가 파탄난 것으로 판단해서 대결 국면으로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번에 놓치면 영영 놓칠 수 있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조급하게 대응해선 안된다. 그리고 정부로서도 일정한 수준의 북한 핵 관련 정보를 야당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말 그대로 초당적 협력이 가능하다.
▲김=현재 국면에서 남북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우리 정부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국내적으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이때 정부는 정부의 공적 협력사업과 민간의 대북협력사업을 분리해야 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공적사업을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할 수는 없지만 민간에게도 그것을 강요해선 안된다. 금강산사업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관광객이 감소하고 해서 더 이상 사업의 진행이 어렵다고 하면 모를까 정부가 중단하도록 해선 안된다. 이럴 때일수록 정경분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 북한은 핵 보유 상태가 됐기 때문에 일단은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다. 대북제재나 봉쇄로 가게 되면 북한은 점차적으로 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다. 그러면서 핵을 폐기하는 대가로 체제보장과 외교관계 정상화 등을 계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미국도 일단 강경하게 나가겠지만 그런 한편으로 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본다. 단기적으로 서로 강하게 나가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해법을 찾는 그런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명학하게 국제사회에 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6자회담 당사국 중 한·중 두 나라의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한국이나 중국은 봉쇄나 무력제재시 부정적 효과가 너무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평화적 해결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쉬울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북한과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상황은 굉장한 위기 상황이다. 경제적으로 볼 때 북핵 위기가 장기화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가 위축될 것이고, 핵실험 발표 후 즉각 나타났듯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현 상황을 보는 정치권의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여야 모두 국면의 심각성을 염두에 두고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 특히 야당으로선 정치적인 기회로 삼으려 한다면 한반도 정세에 굉장히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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