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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대덕넷] "쓰레기에서 수소가 나와?" 아무도 믿지 않은 진실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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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7-06-26 00:28 | Hit :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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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서 수소가 나와?" 아무도 믿지 않은 진실
애드플라텍, 30년 플라즈마 기술 파고들어 '폐기물 자원화' 실현
"운좋게 우리가 해냈습니다. 해보니 되더라구요."
2001년 7월 6일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시대를 역행하는 한 벤처기업이 나타났다.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연구만 하던 6명이 수두룩한 벤처기업 도산 사태를 지켜보면서도 벤처 창업이라는 무모한(?) 도전에 뛰어든 것. 이들 6인은 '쓰레기를 100% 에너지 자원화할 수 있는 기술이 실현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만 갖고 연구소를 박차고 나왔다.
회사 이름은 '애드플라텍(AD PLATECH:Advanced Plazma Technology)'으로 지었다. '이미 기술개발이 완료돼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도 시원찮을 판에 개발 가능성만 보고 뛰쳐나오다니…'. 주변 사람들은 혀를 찼다.
'폐기물에서 수소·일산화탄소를 추출해 내고, 공해물질 발생을 원천적으로 봉쇄시킬 수 있는 기술 개념의 현실화가 과연 가능할까?' 직원들도 반신반의했다. 여차하면 모두 그만둘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황순모 사장은 한순간도 희망을 접지 않았다. 창업 동시에 '왜 굴지의 기업들이 그동안 기술개발에 실패했는지'에 대한 사례 연구를 철저히 했다. 분석 결과 '플라즈마 토치'라는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플라즈마 토치란 쉽게 말하면 인공 번개다. 투입 가스를 매질로 전기아크를 이용해 5000~20000℃의 고온기체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30년간 플라즈마 기술 한우물만 파온 황 사장과 김영석 연구소장은 직원들과 함께 플라즈마 토치를 개발하고 동작시키기 위해 밤낮을 안가렸다. 밤이 낮이고 낮이 밤이었다. 황 사장이 직원들에게 개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다음날 아침 실현돼 있었다. 매일 매일 기계 가공과 시험과정으로 숨가빴다.
창업 5개월 후 2001년 12월 추운 겨울 날. 20kw급 소형 플라즈마 토치를 2분 동안 작동시키는데 성공했다. 직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만세'도 불렀다. 2시간 연속 작동에 성공했던 2002년 2월에는 직원들 모두 갈비를 뜯으며 서로의 노고를 달래고 즐거워했다.
50kw에서 100kw급으로, 그리고 350kw급 플라즈마 토치의 1000시간 작동까지 성공했다. 본격적으로 플라즈마 토치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기술의 완성 시점은 2002년 12월.
당초 황 사장의 사업 구상은 토치기술 전문회사로 남으려 했다. 그러나 오히려 시장이 기술을 믿지 않았다. 세계적인 연구진들도 실패했는데 조그만 벤처기업이 도저히 해낼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애드플라텍은 오기가 생겼다. 시장에 대한 반역을 꿈꿨다. '반드시 실현해 보여주마'라고. 자금을 끌어모았다. 자본금 10억원을 증자하고, 사옥과 공장을 지었다. 플라즈마 토치로 폐기물을 열분해·가스화시키는 발전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의 개발은 2003년 봄부터 시작해 완성되기 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제품이 완성되자 신바람이 난 김영석 연구소장은 보고를 위해 사장실로 달려갔다. 기술이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된 것에 감격하며 사장실 문을 열어제치자 마자 김 연구소장은 이렇게 외쳤다.
"해보니 정답이었네요."
순간 황 사장은 목이 메었다. 이론적으로만 가능했던 기술이 구현됐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숨이 차올랐다. 황 사장은 주먹을 불끈쥐고 말을 이어갔다.
"그럼 되고말고, 그동안 꿈꿔왔던게 드디어 이뤄졌군. 우리가 해냈어, 해냈다구."
벅찬 마음을 가다듬고 황 사장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뛰었다. 일단 시장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당장 고객 주머니에서 돈이 흘러들어오지 않았다. 지자체들은 '다른데서 먼저 설치하면 우리도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심지어 '장비를 외국에 팔았다가 외국에서 들어오게 하면 어떻겠냐'는 지자체도 있었다.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황 사장과 직원들은 고객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대기업에서 관련 영업 전문인력을 영입해 마케팅 역량도 보강했다.
당장 자금확보가 필요해 학교 등 중소형 장비를 납품하면서 대기업, 지자체 마케팅을 펼친 끝에 전국 최초로 강원도 청송군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애드플라텍의 플라즈마 열분해 생활폐기물처리 실증시설을 설치키로 결정한 것. 6월 15일 청송군 현장에서 기공식을 가졌다.
대기업들도 처음에는 의심하는 분위기였지만, 수일동안 기술 실사를 벌이고는 '함께 사업하자'는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대기업들끼리 제안 경쟁이 붙을 정도다.
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애드플라텍은 창업후 작년까지 4~5억원 대의 매출을 보이다가 올해 매출액을 1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 규모만 따지면 1년 새 20배 성장. 7년간 흘린 직원들 땀에 대한 보상이다.
사업이 급작스럽게 커지다보니 우수 인재들도 하나둘 씩 모이고 있다. 6명에서 출발해 현재 인력은 총 15명. 해외 시장도 사우디와 카타르 등 중동 시장을 시작으로 대규모 발전시스템 사업 프로젝트 참여할 예정이다.
황 사장은 또 다른 수준의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두산중공업처럼 종합건설 중공업으로 성장하느냐, 기술 지향의 회사로 나아가느냐'의 문제 때문이다. 황 사장은 "창업할 당시 6명이 나눈 비전이 있다. 1인당 70억원 버는 회사. 그런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공번개로 '쓰레기를 금덩이化'…영화 '백 투 더 퓨쳐'에서 영감
황 사장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와 과거를 오가는 공상과학영화 '백 투 더 퓨쳐'를 보면서 사업 영감을 얻었다. 쓰레기를 연료화한 자동차로 미래에서 현재로 복귀하는 영화 장면을 황 사장은 100% 불가능한 이야기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 사장은 "우리는 공상과학영화를 지금 실현하고 있다"며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지 못할 뿐이지 쓰레기를 에너지 자원화하는 꿈을 우리는 이미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애드플라텍의 플라즈마 열분해 가스화 시스템은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차원이 아니다. 골치아픈 폐기물을 2만℃의 플라즈마 토치로 열분해한 뒤 수소·일산화탄소 등 새로운 에너지 가스를 추출해 낸다. 1200℃의 배출 가스는 산업공정에서 고순도·고정련 스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머지 중금속은 모두 유리화시켜 원천적으로 오염물질 발생을 차단시킨다. 중독 가스와 중금속을 원자단위로 열분해시켜 유리형태 결정체로 가둬두는 원리다. 유리화된 결정체는 열분해 처리 과정에서 콘크리트 약품을 섞어, 도로공사에 쓰이는 보도블럭용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술의 핵심은 공기를 완전 차단시켜 쓰레기 성분을 통째로 원자 분해시키는 것. 원자력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입자가속과 플라즈마 핵분열 원리를 제대로 응용해야 가능하다. 황 사장과 김 연구소장의 '플라즈마 30년 인생 노하우'와 직원들의 강한 실행력이 뒷받침돼 이뤄낸 총체적 산물이다.
황 사장과 김 연구소장은 서울대 원자력핵공학과 출신으로 황 사장은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김 연구소장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각각 플라즈마 기술개발 노하우를 수십년간 갈고 닦았다.
사람들이 믿지 못할 것을 대비해 황 사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개발한 모든 과정을 데이터베이스화 시켰다. 개발과정 자료와 토치 부품들을 연도별로 모아둔 자료실도 있다.
황 사장은 "7년동안 쓰레기만 쳐다 보며 살았다. 쓰레기를 금덩이로 만드는 일에만 몰두했다"며 "이제야 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격정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15명 직원 모두가 남성 '눈빛만 봐도 통한다'… 야채밭도 가꿔
애드플라텍의 직장문화는 색다르다. 전 직원이 남자다. 눈빛만 봐도 뭔가 통하는 야릇한 분위기가 감돈다. 직원들은 '회식을 해도 성희롱 문제 걱정 안해도 된다'며 너스레를 떤다.
골칫거리도 있다. 다름아닌 흡연 문제. 황 사장은 직원들의 흡연을 줄이기 위해 '금연수당' 특별제도를 만들어 금연문화를 형성하려 애를 쓰지만, 생각대로 잘 안된단다. 대신 직원들은 운동과 유기농 채소를 직접 재배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다.
회사 사옥 앞 밭을 일궈 야채농사를 짓는다. 직원들이 직접 관리하고, 상추나 감자가 무르익으면 밭에서 캐내 저녁식탁에 올린다.
유례없는 친환경 기술시스템을 시장에 알리고, 야채밭도 일구면서 15명의 직원들은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술 벤처기업'이라는 비전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대덕넷 김요셉 기자> joesmy@hellodd.com
2007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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