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시민참여연구센터 로고
자료실타이틀
성명서보도자료
참터보고서
참터보유자료
과학기술이슈
뉴스레터소식지
사진자료
 
 
성명서보도자료
  


 
[기사] 시민참여연구센터,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실험
 작성자 : 강경숙
Date : 2006-09-06 14:11  |  Hit : 1,808  
[연세대학원학보] 2004-03
시민참여연구센터,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실험

지난 2월 14일에는 부안군민들에 의한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 찬반투표가 있었다. 72.0%의 투표율에 91.8%의 반대로 부안군민들은 방폐장 유치 반대를 천명했다. 방폐장은 17년이 넘게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고 유령처럼 허공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이 있는데 하나는 핵발전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수용에 관한 것이다. 전자에 관한 것은 핵발전을 추진하는 쪽의 원자력‘전문가’와 반대하는 쪽의 ‘비전문가’의 싸움으로 압축된다. 전문가들이 연구실에서 계산해낸 사고확률과 실제 사고빈도의 괴리만큼이나 문제 해결은 멀어보인다. 부안의 승리는 민주주의의 승리이지만 기술적인 문제에서는 여전히 논쟁거리가 남아 있다.
역시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논란이 되어 온 새만금 간척사업에 관한 논쟁에서도 찬반 양론 모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특히 생태학과 환경공학에 대한 기본지식은 필수적인 듯 하다. 그러나 여기서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각각의 근거들이 정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으며 결국 그 부분은 전문가의 몫으로 남는다. 우리는 이런 논쟁들에서 과학기술 지식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볼 수 있다. 과학기술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을 설득하고 무력화시키는 무기로서 이용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새만금리포트’를 쓴 문경민 새전북신문 정치부장은 “새만금사업이 한국 간척역사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략)
“새만금 상황으로 얻은 것도 많습니다. 갯벌.환경에 대한 논의가 일었습니다. 그러나 잃은 것은 수많은 학자들의 논문, 즉 과학이 정치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은 하나인데 이것조차 부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중요한 판단을 할 때 누구도 믿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 프레시안, 박근형의 새만금 리포트 <22>, 2003. 5. 22.

‘과학의 정치화’는 기존의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을 깨뜨린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나마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여 걱정이 된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과학기술을 재구성함으로써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수에 의해 과학기술의 방향이 결정되고 그 소수에게만 이익이 되는 독재 과학기술이 아닌 다수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약자에 의한 과학기술이어야 하며 동시에 지속가능성과 사전예방의 원칙을 담보해야 한다. 이것이 과학기술 민주화이다.
그렇다면 자본과 권력에 종속되어 인간의 삶과 환경을 파괴해온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을 어떻게 바꾸어낼 수 있을 것인가.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는 지역에 기반하여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과학기술 전문가들에게 의뢰하고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학상점(science shop)’에 주목한다. 1970년대 유럽, 그중에서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의 과학상점은 ‘상자 하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학교에 상자를 놓아두면 과학기술 지식을 필요로 하는 문제와 연락처가 씌어진 명함들이 모이는데 그러면 상자를 다시 갖고 와서 과학자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과학상점은 이후에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대학에 제도화되었다.
미국에서도 과학상점이 활발한데 네덜란드와는 달리 독립된 비영리 민간단체가 주된 유형이다. 대학으로부터 독립되어 대학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재정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과학상점을 소개할 때 자주 언급되는 JSI 센터의 설립 사례를 보자. 이 내용은 ‘시빌 액션(civil action)’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메사추세츠주 워번시에 1969년과 1979년 사이에만 12명의 아이들이 백혈병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원래 이 마을에서는 10년에 평균 5.3명의 아이들이 백혈병에 걸렸다.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인 희생자의 어머니들과 마을 사람들은 함께 FACE(For A Cleaner Environment)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소아백혈병의 원인에 대해서 조사했다. 이들은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높아진 원인이 마을의 공동 우물이 오염된 것과 관련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베아트리스 식품(Beatrice Foods)과 그레이스 회사(W. R. Grace Company)가 마을 공동 우물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FACE 회원들은 메사추세츠 공중보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직원들은 무관심하게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말할 뿐이었다.
할 수 없이 FACE는 소아백혈병 발병률 조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하버드 공중보건연구소의 교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민과 하버드 공동조사팀은 결국 우물의 오염된 물과 소아백혈병의 높은 발병률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통계적으로 밝혀냈고, 피해를 입은 가족들은 아이들의 죽음과 관련해서 두 회사에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은 5년 동안 진행되었고, 하버드의 교수들과 워번시의 주민들이 밝혀낸 명백한 증거로 가족들은 800만 달러의 보상금을 타낼 수 있었다.
이후에 이 문제에 관여했던 대학교수들과 존 스노우 회사의 컨설턴트들이 1989년 환경보건연구센터, 즉 JSI 센터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3명의 지역조직가와 2명의 연구자가 활동하며 이들은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 주민이 제일 잘 안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한다. JSI 센터는 기부금, 정부 보조금,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등으로 운영되며, 코디네이터들은 자신이 직접 일을 처리하거나 더 적합한 코디네이터에게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여기서 코디네이터는 주민과 전문가를 중개해주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과학기술 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과학상점 또는 지역기반연구센터의 주요한 연구주제는 환경, 보건의료, 사회복지 등인데 정책연구나 공공서비스 평가와 같은 분야도 다룬다. 우리가 과학상점이라고 할 때 과학은 자연과학이나 공학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까지 포괄하는데, 그래야만 지역의 여러 문제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7-8년전에 과학상점이 소개되었으며 서울대 학생들이 1998년부터 3년 정도 과학상점을 정착시키기 위한 운동이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1999년 6월에는 전북대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과학상점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대전에서는 대덕연구단지의 풍부한 연구인력과 지역의 활발한 시민사회운동 등을 배경으로 하여 ‘시민참여연구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노동조합 소속의 연구원들과 KAIST 대학원생들이 주로 참여하여 만 2년 정도 활동해왔으며, 최근에는 대전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하였다. 처음에는 ‘대전과학상점준비모임’이었으나 과학상점을 과학기자재를 파는 곳으로 오해하기도 하는 문제가 있어서 모임의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 ‘시민참여연구센터’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금 우리가 참여하거나 관심을 갖는 사안으로는 대화동 1?2공단 환경오염 문제, 3?4공단 환경문제 해결에서 시민참여모델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것, 대안학교를 통한 ‘과학기술과 사회’ 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역보건의료체계 및 시민의제 개발 등이 있다. 그러나 대전에는 아직 이런 활동을 벌이는데 필요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 위의 미국 사례에서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단체를 만들어 문제를 제기하고 전문가들에게 의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지역주민들을 만나러 다니고 지역 운동가들의 연대를 조직하고 또한 사안을 통해 체계를 만들어내는 일들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또한 지역신문 모니터링을 비롯하여 지역사회의 구성요소를 조사하고 연구함으로써 지역을 잘 알 필요가 있다. 이런 활동들이 모여서 다른 활동들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본다.
시민에 의한, 시민이 참여하는 과학기술, 그리고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실험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다.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인간의 삶과 환경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과학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참고]
대전과학상점준비모임, “과학상점 - 지역 기반의 참여행동연구센터”, 2003년 6월
대전의제21 시민토론회 “지역사회와 과학기술자의 역할” 자료집, 2003년 12월
* 시민참여연구센터 홈페이지 http://www.scienceshop.or.kr/
이메일 members@scienceshop.or.kr

 
   
 
















 
시민참여연구센터 주소는 대전시 유성구 구성동 한국과학기술원 서측학생회관 223호, 전화는 042-350-2097번입니다.